왼쪽 두 번째가 구세웅 코리아 엑스포제 대표. ⓒ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왼쪽 두 번째가 구세웅 코리아 엑스포제 대표. ⓒ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서울에서 외신기자들이 최근 많이 찾는 곳은? 세종대로에 있는 서울외신기자클럽보다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한 건물에서 외신기자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다. 러시아 국영TV도, 알자지라TV도, BBC도 북핵문제 등 국내 이슈가 터질 때면 이곳을 찾는다. 영문 온라인미디어 코리아 엑스포제(www.koreaexpose.com) 사무실이다.

지난 2월 2일 코리아 엑스포제를 찾은 날도 외신기자들로 북적였다. 코리아 엑스포제 구세웅(37) 대표를 인터뷰하기 위해서다. 기존의 영자신문이 한국 뉴스 번역에 그쳤다면, 코리아 엑스포제는 직접 기획·취재한 후 영어로 뉴스를 서비스한다.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개저씨는 사라져야 한다’ ‘한국 교육제도는 아동학대다’ 등의 기사에는 해외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1년여간 뉴욕타임스 등 세계 주요 언론에 코리아 엑스포제 기사가 인용된 것이 200건이 넘는다.

“우리나라는 건설적인 비판이 안 통합니다. 편가르기 해놓고 무조건 내 편은 옳다는 이중잣대를 들이댑니다. 비판기사만 써대니 공공의 적이 됐습니다.”

구 대표의 말이다. 구 대표는 한국에서 태어나 중 3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캐나다에서 대학까지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한국학으로 석·박사를 받았다. 방글라데시, 프랑스 등을 거쳐 예일대에서 방문연구원을 지냈다.

해외에서 보니 한국 내 외신기자들의 기사가 잘못된 내용이 많았다. 당시 외신 뉴스에는 ‘1등 위해 뛰는 한국 교육’을 칭찬하는 뉴스들이 심심찮게 나왔다. 한국 교육의 실상을 알리는 글을 뉴욕타임스에 기고했다. 한국 학생들이 얼마나 공부에 시달리는지, 학원은 어떤 곳인지, 학생들의 건강문제 등을 지적하고,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조목조목 따진 글이었다. 8개월에 걸쳐 뉴욕타임스 측과 수십 차례 메일을 주고받으며 수정을 거듭한 끝에 2014년 8월 글이 실렸다. 반향은 엄청났다. 페이스북에서만 1만3000번 공유됐다.

“글의 힘을 깨달았습니다. 글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한국을 알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구 대표가 언론매체를 표방한 것은 아니었다. 친구 6명과 함께 한국에 대해 분석 글을 꾸준히 올리다 보니 외신기자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고 인용이 되기 시작했다. 한국 소식을 가장 객관적으로 전하는 창구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7년 3월 메디아티의 투자를 받으면서 본격적인 미디어 스타트업으로 출발했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 기자 출신인 강혜련 편집장이 합류한 후 미디어의 틀을 갖췄다.

뉴스는 매일 장편기사 1개, 단편기사 2개가 올라온다. 속보보다는 한국에 대해 꼭 알아야 할 주제를 중심으로 깊이 있는 기획기사에 공을 들인다. 교육, 양성평등, 환경문제 등에도 관심이 많다. 유통채널은 코리아 엑스포제 홈페이지 외에도 기사 성격에 따라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지속가능한 코리아 엑스포제를 만들기 위해선 돈을 벌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직원도 9명으로 늘었다. 공부만 하다 겁 없이 뛰어들었는데 월말이면 월급 줄 걱정에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기업과 협업을 위해 경제기사 강화를 고민 중이다. 독자 수를 늘리는 것보다 한국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알리고 한국 관련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코리아 엑스포제의 역할이라고 구 대표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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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순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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