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5~27일 제주도에서 열린 CJ도너스캠프 가족인성학교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photo CJ그룹
지난 5월 25~27일 제주도에서 열린 CJ도너스캠프 가족인성학교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photo CJ그룹

한 캠프에서 마이크를 잡은 여학생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는 엄마를 향해 이렇게 고백했다. “엄마와 이렇게 여행을 함께 가고 싶었는데, 이제 소원을 이루게 돼서 정말 행복해.” 딸의 고백을 들은 엄마는 “어려운 형편이지만, 항상 엄마를 이해해줘서 고마워”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차마 여행을 가자고 엄마에게 보채지 못했던 딸의 고백이었다. 서로 진심을 얘기하지 못했던 두 모녀는 이날 부둥켜안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지난 5월 25일부터 27일까지 제주도에서 28가정 총 81명이 ‘가족 여행’이라는 꿈을 이뤘다. CJ그룹의 사회공헌재단 CJ나눔재단이 주최한 ‘CJ도너스캠프 가족인성학교’를 통해서다. 5월 가정의달을 맞아 CJ나눔재단은 가족인성학교를 열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족들이 함께할 시간이 부족했던 한부모·다문화·탈북자가정 등을 초청했다. 이들은 용눈이오름, 절물자연휴양림, 오라동 황금보리밭, 정방폭포 등을 찾아 제주도의 자연을 만끽하는 등 알찬 시간을 가졌다. 이날 캠프에 참가한 A씨는 “2년 전 남편이 연이은 사업 실패로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뒤 홀로 4형제를 키워왔다”면서 “이번 여행에서 아들이 처음으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내고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CJ나눔재단이 운영하는 CJ도너스캠프는 소외계층 어린이와 청소년의 교육 및 복지 환경 개선사업을 펴는 CJ그룹의 대표 사회공헌 모델이다. “교육불평등이 대물림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이재현 회장의 철학에 따라 2005년 7월 첫발을 내디뎠다.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기부플랫폼으로 지금까지 31만여 회원의 기부금에 CJ나눔재단이 매칭펀드 방식으로 같은 금액을 더해 총 300여억원을 기부했다. 현재 이 기금으로 전국 4700개 공부방과 지역아동센터를 후원해오고 있다.

CJ도너스캠프는 청소년들의 건강한 인격 형성과 자존감 향상을 위해 지난해부터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의 ‘인생학교’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인생학교’는 일, 사랑, 관계, 죽음 등 인생을 살면서 부딪히는 여러 문제들을 문화, 인문학, 철학, 심리학 등과 연관지어 살펴보고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곳이다. CJ의 사회공헌활동 취지 및 방향에 공감한 ‘인생학교’ 측에서 최초로 청소년 버전인 ‘가족인성학교’를 만들었다. CJ도너스캠프 가족인성학교는 지난해 가족과 함께하는 제주도 인성캠프, DMZ 설치미술 퍼포먼스 여행, 베트남 해외 봉사활동 등 다양한 테마로 총 6회의 캠프를 열었다.

가족 간의 대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CJ도너스캠프 가족인성학교’는 효과가 뚜렷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CJ나눔재단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CJ도너스캠프 창의학교와 가족인성학교에 참여한 아동과 참여하지 않은 아동 900명의 자존감 변화를 조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참여아동들의 자존감은 3.45에서 3.62점으로 상승했다.

CJ도너스캠프는 올해도 지난 5월 가족인성학교를 시작으로 청소년캠프, 글로벌캠프 등 총 6회의 캠프를 개최할 예정이다. CJ나눔재단 관계자는 “교육의 기회가 적어 가난이 대물림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철학”이라며 “동등한 기회, 건강한 성장이 CJ나눔재단의 모토”라고 설명했다.

키워드

#기업
김태형 기자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