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해넘이 명소가 있다. 인천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정서진(正西津)이다. 정서진은 옛 임금이 살던 광화문에서 말을 타고 서쪽으로 달리면 나오는 육지 끝의 나루터를 뜻한다. 정서진 광장에 도착하면 이곳의 랜드마크인 ‘노을종’을 볼 수 있다. 노을종은 서해안의 밀물과 썰물이 만들어낸 조약돌의 형태를 본떠 만들어졌다. 영종대교 주변으로 낙조가 번질 무렵이 되면 노을종 중앙에 붉은 해가 걸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서진 일대는 고려시대에 ‘장모루’라는 지명으로 불렸다. 남부지방에서 고려의 왕도인 개경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나그네들이 하루씩 묵으면서 피로를 푸는 곳이기도 했다. 당시 전라도에 사는 대갓집 아들이 과거를 보러 가면서 정서진의 여각(여관)에 묵었는데 여각집 딸과 사랑에 빠져 정서진의 노을을 보며 사랑을 다짐했다는 전설이 있다.

지난 12월 18일 오후 5시경인 아라뱃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정서진의 모습이다. 붉은 노을이 깔리자 영종대교 아래 펼쳐진 갯벌이 누런빛을 쏟아내며 일렁인다. 2018년 12월의 해넘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정서진 해넘이를 보며 올 한 해 미처 전하지 못한 사랑의 말을 되뇌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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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 조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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