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경남 창원, 진주, 거제 등지에서 실시된 육군 제39보병사단의 야외 기동훈련. ⓒphoto 39사단
지난 3월 경남 창원, 진주, 거제 등지에서 실시된 육군 제39보병사단의 야외 기동훈련. ⓒphoto 39사단

국방개혁의 필요성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보수나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당장 자연인구가 줄어들고 있으니 줄어든 병력으로 나라를 지켜야만 한다. 한·미동맹에 의존하여 국방비를 아껴온 구조도 문제다. 과거에도 닉슨이나 카터 같은 대통령이 등장했을 때 우리는 미국에 버려지지 않을까를 걱정하면서 신속하게 국방의 체질을 바꿔야만 했다. 애초 국제 정치 현안을 결정하면서 국내 정치부터 고려하는 게 미국이다. 최근의 행태로 봐선 트럼프 현 대통령도 주한미군 철수 결정을 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국방개혁은 이미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에 ‘국방개혁 2020’으로 발표된 바 있다. 현 정부가 국방개혁 2.0이라고 부르는 것은 2005년의 정책안을 국방개혁 1.0으로 보고 이를 보완한 것이라는 뜻이다. 당시 개혁안의 요지는 병력이 줄어드는 것을 첨단장비로 보강해나가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과 유사하게 북한과 대화를 추구하던 노무현 정부는 주적 개념을 배제해버려 전략적 기조가 없는 개혁계획을 만들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첨단장비를 구매하는 게 전부였다. 당시 군도 그동안 경제사정 때문에 눈치 보며 말을 못 하던 무기구매 계획을 전부 다 꺼내들었다. K-2 흑표전차, K-21 보병전투차, 천무 다연장, K11 차기 복합소총, KUH-1 수리온, 현무3 순항미사일 등이 모두 이 시기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개발을 시작한 무기들이다. 언론과 개발기관에서 ‘명품 무기’로 포장했지만 그중 일부는 부실이나 방산비리의 타깃이 됐다.

이후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국방개혁 307’이 발표되었다. 당시는 2010년 있었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군사 대비태세를 높여야 할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국방개혁 2020에서 감축하기로 했던 서해 해병병력을 오히려 증강하고 서북도서 방위사령부까지 만들었다. 이명박 정부는 상부 구조 개편을 국방개혁의 핵심으로 삼았다. 합참의장과 각군 총장으로 분리된 군령권과 군정권을 일부 통합하는 한편 장군 수를 줄여서 지휘부를 슬림화함으로써 ‘다기능·고효율의 선진국방’을 구현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회의 반대로 상부 구조 개편은 국방개혁법안에 포함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는 ‘국방개혁 1430’이 발표되었다. 요는 ‘혁신·창조형의 정예화된 선진강군’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북한의 핵 위협이 극대화됨에 따라 병력감축의 속도를 줄이고 정보기술집약형 군 구조를 추구하겠다는 것을 큰 줄기로 삼았다. 하지만 대북위협 대응이라는 긴급한 필요성으로 인하여 막상 개혁과 관련된 사안들은 진행이 더뎠다. 징집병이 줄어드는 만큼 간부가 확충되고 장비가 늘어나야 했지만 이것도 여의치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급하게 개발해온 무기체계들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방산비리 국면이 형성되었다. 문제의 본질을 고치기보다는 관련자 처벌 등 보여주기식 해결책이 우선되었다. 국방개혁은 그 긴급성과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갈 길을 잃었다.

개혁 관련 예산 확보 가능할까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방의 주안점을 ‘강한 군대, 책임 국방’으로 삼고 이를 국방개혁에 적용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만큼 급변하는 안보환경, 출산율 저하로 피할 수 없게 된 인구절벽, 갑자기 불어닥친 4차 산업혁명 광풍, 거기에 G20국가로서 눈높이가 높아진 국민의식까지 국방개혁을 위해 고려할 요소는 다양하다. 최근에는 기무사 문건으로 군 내부가 시끄럽고, 명품이라고 선전하던 수리온 헬기의 파생형 마린온이 추락하여 5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참사도 있었다. 정부도 그간 도외시해왔던 문제들을 이참에 다 해결해야만 한다는 심정으로 개혁에 나섰을 것이다.

‘국방개혁 2.0’의 목표는 전방위 안보위협 대응, 첨단 과학기술 군의 건설, 선진국에 걸맞은 군대 육성의 3가지로 압축되었다. 전방위 안보위협 대응이라는 커다란 목표를 위해,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군 구조와 전력을 첨단 과학기술 기반으로 바꾸고,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인력은 선진국에 걸맞게 대접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포용하면서 나가겠다는 복안이었다. 이를 위해 각종 위원회가 만들어지고 국방부는 전문가 집단을 모으기까지 했다. 하지만 송영무 장관 취임 1년이 다 되도록 세부안이 나오지 못하다가 지난 7월 27일 드디어 발표되었다.

국방개혁 2.0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어떤 개혁에도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GDP 대비 2.4%에 불과한 지금의 국방예산 수준으로는 간신히 기존의 전력유지가 가능할 뿐이다. 사실 이전 정권들에서 국방개혁이 지지부진했던 것도 예산 탓이 컸다. 군사력의 유지를 위해서 쓸 돈도 빠듯한데 개혁을 하려면 당장 전력증강 예산에서부터 뽑아 써야만 했기 때문에 함부로 개혁을 하기 힘들었다. 현 정부는 국방비를 연평균 7.5%씩 증가시켜 GDP 대비 3%의 국방예산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그러나 “자체적 국방비 절감 노력을 하겠다”는 단서도 달았다. 이미 하고 있는 국방비 절감 노력을 굳이 정책에 반복한 것을 두고 진정 개혁 관련 예산이 추가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절망적인 병력 감축

국방개혁 2.0의 구체적인 방안들로 들어가면 여전히 전력증강이 핵심이다. 애초에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이고 송영무 국방장관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여 한국형 3축체계에 해당하는 전력을 조기에 확보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다가 판문점 선언이나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한때 군의 전력증강사업이 모두 좌초할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나왔다. 실제 4월 말에 발표될 예정이었던 국방개혁이 6월 초로 연기되었다가 또다시 연기되면서 이런 우려는 더욱 커졌다. 다행히 정부는 아직 북한이 비핵화나 군축을 시작하지 않았다는 인식하에 기존의 전력증강 계획을 계속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송영무 국방장관이 지난 7월 27일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국방개혁 2.0’을 발표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송영무 국방장관이 지난 7월 27일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국방개혁 2.0’을 발표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문제는 절망적인 병력감축이다. 현재 61만8000여명인 상비병력이 육군에서만 11만8000여명이 감축된다. 2022년이 되면 병력 수는 50만여명에 불과하게 된다. 북한이 현재 128만명의 병력을 유지한다면 우리의 병력 수는 북한 대비 40%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특히 육군에 감축이 집중되어 육군 병력 수는 36만5000여명으로 줄어든다. 전체 사단 수가 33개로 줄어들어 6개 사단이 해체된다. 북한이 육군 110만명을 유지한다면 그야말로 3 대 1로 싸워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 병력을 기동화하고 드론봇이나 무인정찰기 등 감시체계를 늘리며 화력을 증강하겠다는 것이 복안이다. 즉 소프트웨어의 부족을 하드웨어로 메우겠다는 말이다.

문제는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우리 군의 무인기 사업은 북한의 위협 수준에 비하여 그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다. 그러다 보니 무인기는 관련 산업기반이 취약하다. 중소기업은 많지만 이를 통합하여 발전시킬 수 있는 대기업의 참여가 부진하다. 애초에 사업참여에 제한이 많은 반면 수익성도 제한되다 보니 쉽게 뛰어들지 않는다. 또 군의 기동화를 위해서는 근무투입과 순찰에도 차량을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차량 보급이 되어야만 하는데, 여전히 고색창연한 ‘닷지’나 ‘두돈반’이 우리 군의 발로 활약할 정도로 열악하다. 세계 수출 시장에서 맹활약하는 자동차 강국으로서의 면모는 방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애초에 간부의 선탑 없이는 차량 운용 자체가 불가한 구식 환경에서 기동수단의 활용도도 제한돼 왔다.

당초 송영무 국방부는 신전쟁 수행 개념을 적용하는 개혁안을 마련하려고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즉 새롭게 증강되는 전력을 바탕으로 전시에 평양을 2주 만에 점령할 수 있는 계획을 송 국방장관의 지시로 준비해왔다는 것이다. 이는 ‘공세적 작전 개념’으로 알려져 오다가 ‘입체 기동작전’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러나 국방개혁 2.0에서는 이러한 계획이 모두 빠졌다. 애초에 국방개혁안 발표가 2번이나 연기된 것도 결국 이 부분 때문이 아니었는가 하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공세적 작전 개념을 포기하면서 우리 군의 선제적 대응은 불가능해진 반면, 적은 병력으로 더욱 수세적인 태세를 갖춰야만 하는 어려움을 안게 되었다.

공세적 작전 개념 왜 실종됐나

평양점령 계획과 같은 공세적 작전 개념을 채택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큰 문제가 남았을 것이다. 바로 지휘통제와 작전지속지원능력 때문이다. 아무리 첨단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한다고 해도 여전히 우리 군의 지휘통제 능력은 후진적이다. 신형 지휘통신망인 TICN(Tactical Information Communication Network·전술정보통신체계)은 와이브로를 쓰도록 설계되었는데, 와이브로 기술이 사실상 사장되었음에도 웬일인지 와이브로 기반의 통신망 구축이 계속 진행되었다. 아무리 위에서 4차 산업혁명이니 네트워크 중심전이니 외쳐도, 현장에서는 AN/PRC-96K 무전기로는 분대 간 통신도 안 되는 게 현실이다. 지휘통신망이 워낙 절망적이다 보니, 지휘관들끼리 작전현장에서 카톡으로 상황을 전파하는 게 더욱 효율적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전군을 통할하는 지휘통제는 물론이고 앞으로 주한미군까지 지휘하겠다는 전작권 전환계획도 허상에 불과하다.

군수지원은 더욱 절망적이다. 현재 각 군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좋은 군용물자를 확보하기 위해서 밤낮 없이 뛰어다니고 있다. 하지만 애초에 군수 관련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여 군복도 군화도 더 좋은 걸 사줄 수 없다. 특히 전쟁에서 제일 중요한 탄약이나 기타 핵심물자는 비축량도 부족한 수준이고, 최전선까지 이러한 물자를 전달할 물류량도 심각히 제한적이다. 엄청난 인터넷 쇼핑 기반과 택배 속도를 자랑하며 전날 밤 12시 전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물건을 받아보는 게 대한민국의 민간 물류이다. 그러나 우리 군은 물자확보와 물류개선에 들일 돈이 전혀 없다. 새로운 무기를 사고, 장병들을 먹이고 재우고 월급 주면 남는 돈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첨단무기일수록 정비소요도 높아져서 수명주기비용, 소위 운용유지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정비할 비용이 부족해서 못 움직이는 군용차량이나 군용기가 늘어날 수도 있다.

사실 전쟁은 무기가 강력해서 이기는 게 아니라 얼마만큼 전시에 물자를 잘 공급할 수 있느냐에 승패가 갈린다. 2차대전 내내 독일군은 압도적인 과학기술력을 결합한 군사력으로 연합군을 위협했다. 영국 런던을 공포로 물들였던 V1과 V2 로켓, 당대 최고로 패배를 모르는 타이거 전차, 세계 최초의 전투기 Me 262 등을 만들었지만 결국 패배했다. 항공모함을 한 달에 한 척씩 찍어내는 미국의 물량공세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즉 무기체계 자체의 성능만이 아니라 전쟁을 어떻게 이길지에 대한 전략과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국가적 역량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국방개혁 2.0에서는 이러한 핵심적 요소들이 결여되었다.

카톡 의존하는 부실한 지휘통신망

현 정부는 용감하다. 그간 안보에서 성역이라고 생각했던 문제들을 손대기 시작했다. 그 대의는 공감한다. 인권이 존중되는 군대, 더 이상 병사를 부품처럼 생각하지 않는 군대, LGBT(성적소수자)가 허용되는 군대를 만들고, 심지어는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까지도 허용하겠다고 한다. 한 나라의 국방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시민의 수준이 높아졌으니 시민으로 구성된 군대도 그러한 수준에 따라 변화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역시 이러한 시도들에도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용돈으로 쓰기에도 부족한 푼돈을 쥐여주던 관행에서 벗어나, 최소한 군복무를 마치면 한 학기 이상의 대학등록금을 쥘 수 있도록 병사들의 월급을 올려주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그러나 그 재원은 기존의 전력운용 비용에서 나간다. 결국 병사들이 기존에 먹고 입고 하던 것부터 줄여야만 한다는 말이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11만8000여명의 병력을 줄이는 것도 부족해서 병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는 조치도 감행했다. 현행 21개월에서 3개월이 줄어든 것이지만, 가장 숙련도가 높은 병장들의 3개월과 갓 배치된 일병들의 3개월은 확연히 다르다. 즉 숙련된 병사들이 줄어드는 셈으로, 과연 실전에서 얼마나 큰 전력공백을 가져올지 걱정이 앞서는 상황이다. 게다가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까지 거론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병력수급 상황에 기름을 붓고 있다. 숙련병사가 빠지는 만큼 병사 양성이나 정예화의 정도도 달라져야 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교육훈련의 개선이나 추가적 훈련 소요들은 모두 빠졌다. 한마디로 저질러놨는데 대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문민통제도 유사한 문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문민통제는 당연하다. 그러나 여태까지 국방장관들은 군 출신 장군들 가운데서 선택해왔다. 기존 구도하에서는 군에서 가장 존경받는 선배로서 군을 지휘하는 것이지 정부의 국방책임자로서 정치적 위상을 갖고 통할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웠다. 군이 배신하여 쿠데타를 일으키지 않도록 군 출신자 중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장관으로 앉혀서 관리시키는 방식이었다. 그조차 못 믿어서 전 정권에서는 국가안보실장에 전 국방장관을 기용하여 옥상옥 구조까지 만들었다. 새 정부 역시 문민장관을 기용하지 못하고 전직 해참총장을 장관으로 임명했다. 그나마 실국장을 대부분 공무원으로 대체하여 문민통제라는 외양을 갖추고자 했다. 그러나 진정한 문민통제는 국방부에 대한 정치적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지, 국방부에서 군인을 내보내고 그 자리를 공무원으로 채우는 것은 아니다. 외양보다는 본질에 충실한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안타까운 지점이 또 있다. 바로 방위산업의 문제이다. 현재 우리 방산업계는 방산비리라는 프레임 속에서 한 치 앞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운용 중 사고가 발생하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책임소재를 피해가기 위해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런 일련의 상황으로 한때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방산 수출 전선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그러나 정부는 방산비리 프레임을 걷어내려는 노력은 여전히 못 하고 있다. 관이 업체를 내려다보는 시선은 여전하고, 정부와 민간의 파트너십으로 방산을 꾸려가자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현실에서는 오간 데 없다.

물론 그간 보여온 방사청의 노력은 눈물겹다. 진화적 군 작전요구성능(ROC)을 채택하고, 획득전문교육기관을 만들며, 소요기획을 위한 연구를 강화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방산의 문제점을 해결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관주도형 산업개발이 21세기에 얼마나 효율적일까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무엇보다도 병력감소와 위협증가로 무기체계의 획득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에서 방산의 중요성이 국방개혁에서 전혀 부각되지 않고 있다. 방산업체 없이는 무기체계를 생산할 수 없다. 스스로 만드는 것보다 더 좋은 무기체계를 해외에서 사 오는 게 더 경제적일 수 있다. 그러나 무조건적으로 시장경제를 적용할 수 없는 것이 방위산업이다. 특히 대한민국처럼 수요가 적은 시장에서는 군과 정부의 방산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방위산업 전체를 이끌어갈 마스터플랜이 빠진 국방개혁 2.0은 여전히 부실한 기획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현재 국방개혁 2.0에는 매우 다양한 주제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 주제들을 하나씩 들여다보면 다 맞는 말이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옳은 일을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실행 가능한 계획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 방안이 반드시 제시되어야만 한다. 현재 국방개혁 2.0은 미사여구의 나열에 그쳤을 뿐, 그것을 어떻게 수행할지 그림이 명확하지 않다. 선택과 집중이 없는 계획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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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WMD대응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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