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9일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훈춘시 췐허세관에 북한으로 들어가려는 화물차들이 긴 행렬을 이루고 있다.
지난 8월 19일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훈춘시 췐허세관에 북한으로 들어가려는 화물차들이 긴 행렬을 이루고 있다.

북한 정권수립일인 9·9절을 앞두고 중국에서 생산된 대량의 전자제품과 생활필수품, 화장품 등이 북한으로 유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주간조선이 입수한 8월 19일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훈춘시 췐허(권하)세관 진입로 사진에는 북한으로 넘어가려는 중국 화물차들이 통관절차를 밟기 위해 긴 행렬을 이루고 있다.

8월 20~23일까지 나흘간 개최된 ‘라선국제상품전시회’ 포스터.
8월 20~23일까지 나흘간 개최된 ‘라선국제상품전시회’ 포스터.

화물차 운전자나 지역 조선족 사업가 등에 따르면 대형 컨테이너 안에는 가전제품과 생활필수품, 화장품 등이 가득 실려 있었다고 한다. 화물차들이 공식적으로 향한 곳은 북한의 나진·선봉특구. 8월 20일부터 23일까지 나진·선봉특구에서는 ‘라선국제상품전시회’란 이름의 전시회가 나흘간 열렸었다. 해당 전시회 포스터에는 조직자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라선국제상품전시회조직위원회’로 되어 있고 주관은 ‘라선전람사’라는 업체에서 맡았다.

주간조선에 사진을 보낸 인사는 “국제전시회에 전시된다는 명목으로 북한에 들어가지만 3일 동안 개최되는 전시회의 물량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양이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차량 행렬은 며칠간 이어졌다고 한다. 옌볜 지역에선 차량에 실린 물건이 실제로는 9·9절을 앞두고 북한 고위층에 뿌려질 물품이란 소문이 파다하다는 것이 이 인사의 설명이다.

이 물건들이 북한 상류층 주민들에게 뿌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올해가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 정권은 그 어느 해보다 성대한 기념식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는 8월 12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지난 2월 건군기념일 때보다 더 큰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8월 1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 역시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Planet Labs Inc.)’가 지난 8월 11일 오전 10시54분 평양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 “김일성광장에 직사각형 형태로 도열한 인파가 확인됐다”며 이들이 열병식 행사에 동원된 인사라고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인파는 김일성광장에 집결해 있으며, 이들이 모인 자리는 붉은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졌다고 한다. 과거의 전례를 볼 때 열병식에 동원된 북한 주민들은 일반적으로 김일성광장에 모여 붉은색의 꽃을 들고, 그 가운데 모인 인파가 노란색으로 글씨를 만들고는 했다.

9·9절 열병식의 세부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대적인 행사 규모로 볼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참석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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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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