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에 걸리면 키가 보통 1~2㎝ 줄어든다. 우울한 마음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고개를 숙이고 어깨가 처지고 등이 굽는 자세가 고착되기 때문이다. 물론 회복되면 키도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온다. 정신과 의사들은 “마음이 몸에 영향을 끼치는 대표적 케이스”라고 말한다.

반대로 몸이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를 보자. 1980년 미국 심리학자 게리 웰스(오하이오주립대)와 리처드 페티(아이오와주립대) 교수는 스테레오 헤드폰을 낀 72명에게 음악과 연설을 들려주고 소리의 질을 평가하는 실험을 했다. 다만 소리를 들을 때 △A그룹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게 했고(거절 암시) △B그룹은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게 했으며(수긍 암시) △C그룹은 고개를 전혀 움직이지 않게 했다.

실험 결과 B그룹이 A그룹보다 소리를 더 좋게 평가했다. 또 대학등록금 인상과 관련한 설문조사에서도 △B그룹은 인상 △C그룹은 동결 △A그룹은 인하에 각각 찬성했다.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수긍’과 ‘거절’을 암시하는 고갯짓을 한 결과인 것이다. 머리를 흔드는 단순 동작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생각·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처럼 평소 생각·자세·습관이 상호작용해 그 사람의 심신(心身)에 영향을 준다. 일찍이 동양에서는 ‘몸과 마음이 하나’라는 심신일원론, 서구에서는 ‘몸과 마음은 별개’라는 심신이원론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제 서구에서도 심신통합론이 인정받고 있다.

고대 인도에서 탄생한 요가는 신체·정서·마음의 정화를 통해 정신의 심층을 계발하고 기쁨과 평정심을 발견·고양함으로써 절대적 자유에 이른다는 종교적·철학적·의학적 관점에서 발전해왔다. 그러나 서구에서는 20세기 중반 이후 스트레칭, 몸매관리, 다이어트 측면에서 대중화되기도 했다.

마음챙김 수련, 특히 MBSR(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마음챙김에 기반을 둔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에서는 하타요가를 보디스캔, 정좌명상과 함께 대표적 공식 명상 수련으로 정하고 거의 매일 또는 이틀에 한 번꼴로 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요가명상은 기존의 하타요가 동작에 마음챙김 명상을 혼합한 것으로, 신체가 여러 형태의 자세를 취하는 동안에 일어나는 호흡과 감각을 순간순간 알아차림하면서 매우 천천히, 부드럽게 몸을 스트레칭하고, 힘을 주며, 균형을 잡는 훈련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하는 정좌명상이나 보디스캔보다 요가명상에서 더 확실한 이완감과 활력을 느낀다. 움직임을 통한 신체감각의 변화를 통해 마음챙김의 요체인 ‘지금-여기-순간-존재’를 더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수행법인 것이다.

요가명상의 가장 좋은 점은 마친 뒤 느껴지는 에너지의 충만감이다. 신체 전체에서 느껴지는 깊은 이완감은 그대로 마음의 고요함과 평화로움으로 이어지며 이는 다시 기쁨과 활력, 에너지의 재충전을 느끼게 해준다.

마음챙김 요가에서 완벽한 자세는 없다. 사람마다 체형·자세·습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단지 움직이는 동안 호흡과 신체감각, 마음에 주의를 집중해 자기 지각과 조절, 성찰을 이뤄내는 고도의 정신수련이다. 또한 불건강한 감각·자세·운동 습관을 건강한 감각·자세·운동 습관으로 바꾸는 신체훈련이기도 하다.

MBSR 프로그램 창시자 존 카밧진 박사가 제안하는 기본 요가명상법은 다음과 같다.

1. 눕기와 호흡하기 <그림 1>

·등을 바닥 위 매트에 대고 눕는다. 양발은 어깨 너비로 벌리고, 양팔은 몸 옆에 놓고, 손바닥은 하늘을 향한다.

·지그시 눈을 감고 1~2분간 복식호흡을 한다. 들숨에 아랫배가 오르고 날숨에 내려가는 전 과정에 주의를 집중한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신의 신체감각도 느껴본다.

2. 몸 전체 늘리기 <그림 2>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서 양팔을 천천히 머리 위로 올려 기지개를 켜듯 뻗어준다.

·숨을 잠시 멈추거나 복식호흡을 하면서 손끝에서 발끝까지 길게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해준다.(보통 10~20초)

·숨을 길게 내쉬면서 천천히 양팔을 내려 제 자리로 옮기면서 몸의 이완감을 느껴본다.

3. 골반 흔들기

·두 무릎을 구부려 세우고 양 발바닥은 엉덩이와 가깝게 바닥에 닿도록 한다.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아랫배가 수축, 허리가 바닥에 닿도록 지그시 눌러준다. <그림 3>

·숨을 들이쉬면 허리가 아치형으로 올라가 골반과 허리 사이에 공간이 생기게 한다. <그림 3-1>

·다시 날숨에 허리를 누르고 들숨에 풀어주는 동작을 반복한다.

4. 양 무릎 끌어안기

·양팔로 허벅지를 감싸안고 날숨과 함께 부드럽게 무릎을 가슴 쪽으로 끌어당긴다. <그림 4>

* 무릎이 튼튼하면 허벅지 대신 정강이를 감싸안고 끌어당긴다. <그림 4-1>

·그 상태에서 호흡을 하면서 몸을 좌우로 몇 차례 움직인 후고개를 들어 무릎 쪽으로 가져간다. <그림 4-2>

·좌우뿐 아니라 아래위로도 리듬 있게 움직이면서 등을 마사지해준다.

5. 한쪽 무릎 감싸안기 (교대)

·왼쪽 다리를 바닥으로 뻗고 양손으로 오른 다리 허벅지를 나눠 잡고 날숨과 함께 오른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긴다. <그림 5>

* 무릎이 튼튼하면 오른 정강이를 잡고 가슴 쪽으로 당긴다. <그림 5-1>

·고개를 들어 이마를 무릎 가까이 가져간 후 잠시 멈추어 몇 차례 호흡을 한다. <그림 5-2>

·이제 숨을 길게 내쉬며 천천히 머리, 양손, 다리를 바닥에 차례로 내려놓는다.

·다리를 바꾸어 이번에는 오른 다리를 뻗고 왼쪽 무릎을 가슴으로 당기면서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6. 고양이와 소 자세

·몸을 돌려 일어나 양손과 무릎을 바닥에 대고 탁자 자세를 취한다. 등은 평평하게 하고 양손과 무릎은 어깨 너비로 벌린다. <그림 6>

·숨을 내쉬면서 등은 아치 모양으로 둥글게 구부리고(배 수축) 고개는 바닥으로 떨구는 고양이 자세를 취한다. <그림 6-1>

·잠시 후 들숨과 함께 반대로 배와 허리는 바닥으로 향하고(배 팽창) 고개는 위로 들어 올리는 소 자세로 전환한다. <그림 6-2>

·날숨과 함께 고양이 자세, 들숨과 함께 소 자세를 자신의 몸에 맞는 속도와 리듬으로 2~3차례 반복한다.

7. 한 팔과 다리로 균형 잡기 (교대)

·소 자세에서 시작한다. <그림 6-2>

·들숨과 함께 얼굴은 들어 전방을 보면서 오른 다리를 뒤쪽으로 쭉 뻗어 올리고 왼팔은 앞으로 뻗어서 몸의 균형을 잡는다. 이 상태로 머물며 호흡한다.(20~30초) <그림 7>

·팔과 다리는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놓는다.

·다시 소 자세로 돌아가 이번에는 왼 다리와 오른팔을 들어올리고 그 자세를 유지한다.

·날숨과 함께 팔과 다리를 천천히 내려놓는다.

8. 허리와 골반 들어올리기 <그림 8>

·등을 대고 누워서 양팔은 머리 위로 뻗고 양발은 약간 벌린 채 양 무릎은 구부려 세운다.

·들숨과 함께 천천히 골반 전체와 허리를 바닥에서 최대한 들어올린다.

·이 자세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호흡하되 배가 확장·수축하는 것을 알아차린다.(30초~1분)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골반을 바닥에 내리고 양팔과 다리도 원위치한다.

9. 몸 비틀기 (교대) <그림 9>

·누운 상태에서 양손을 깍지 끼워 머리 뒤에 놓는다. 무릎은 세우고 두 발은 모아 엉덩이 쪽으로 끌어당기고 심호흡한다.

·날숨과 함께 천천히 두 무릎을 오른쪽 바닥과 최대한 가까워지도록 기울인다. 이때 고개는 최대한 왼쪽으로 돌린다.

·이 상태에서 30초간 머물며 호흡하면서 감각을 느껴본다.

·들숨과 함께 천천히 원위치한다.

·반대방향으로 동작을 반복한다.

10. 한쪽 다리 들어올리기 (교대)

·누운 자세에서 왼쪽 무릎은 구부려 세우고 오른 무릎은 펴서 들숨과 함께 최대한 천장 쪽으로 뻗어 올린다. <그림 10>

·그 상태를 유지하면서 호흡을 하며 신체감각을 느껴본다. 오른 발목을 움직여 좌우로 몇 번 돌려준다.

·동작을 더욱 강렬하게 하고 싶다면 양팔로 오른 무릎 위 정강이 부분을 잡고 무릎과 얼굴을 서로 가깝게 한 뒤 호흡을 한다. <그림 10-1, 10-2>

·준비가 되면 오른 다리를 아주 천천히 마음챙김 하면서(10초 이상) 바닥으로 내려놓으며 이완한다.

·이제는 반대쪽 다리로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11. 옆으로 누워 다리 들기 (교대) <그림 11>

·왼쪽으로 몸을 돌려 누워 왼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오른손은 배 앞쪽 바닥에 놓는다.

·들숨과 함께 오른 다리를 뻗은 채로 옆으로 천천히 들어올린다.

·최대한 올린 상태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오른 발목을 좌우로 몇 번 돌려준다.

·다리를 좀 더 높이 올려 강렬함을 느껴보다가 아주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놓는다.

·이제는 몸을 돌려 오른쪽으로 누워 머리를 오른손으로 받치고 왼쪽 다리를 들어올려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12. 엎드려 누워 있기 <그림 12>

·몸을 돌려 배를 바닥에 대고 엎드린다. 한쪽 뺨을 바닥에 대고, 양팔은 몸통 옆으로 나란히 내려놓고 손바닥은 천장을 향하게 한 뒤 편안하게 숨을 쉰다.

·몸 전체를 바닥에 맡긴 상태에서 들숨에 배가 바닥을 누르고, 날숨에 바닥에서 떨어짐을 느껴본다.(20~30초)

13. 엎드려 한쪽 다리 들기 (교대) <그림 13>

·고개를 돌려 턱을 바닥에 대고 양 손바닥으로 바닥을 누른 채 천천히 숨을 마시면서 오른 다리를 들어올린다. 자세를 유지한 채 자연스럽게 호흡한다.

·천천히 다리를 내린 뒤 한쪽 뺨을 바닥에 대고 쉰다.

·다시 턱을 바닥에 대고 숨을 마시면서 왼쪽 다리를 들어올려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14. 코브라 자세 <그림 14>

·다시 턱을 바닥에 대고 발은 바닥에 둔 채 머리를 천천히 들어올린다.

·손으로 바닥을 밀어내면서 목·어깨·가슴을 최대한 들어올려 낮은 코브라 자세를 취한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조금씩 머리를 더 높이 올려보고 등허리·복부·갈비뼈 등의 감각을 느껴본다.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머리를 원위치로 내려놓은 뒤 한쪽 뺨을 바닥에 댄 채 잠시 휴식한다.

15. 등·척추 풀어주기

·반대쪽으로 돌아누워 등을 바닥에 대고 양손을 깍지 껴서 무릎을 모아 가슴 쪽으로 끌어온 상태에서 원하는 대로 몸을 움직이면서 등 전체를 부드럽게 풀어준다. <그림 15>

·가능하면 깍지 낀 손을 풀어 바닥을 밀어내면서 다리를 머리 위쪽으로 보내 무릎과 이마가 가까워지게 한다. <그림 15-1>

·이 상태에서 무릎을 양옆으로 벌려 가능한 한도까지 얼굴 양옆으로 내려놓는다. 등과 허리가 늘어남을 느끼다가 천천히 등을 아래쪽으로 굴리면서 눕기 자세로 돌아온다.

16. 마무리 <그림 16>

·이제 눕기 기본자세에서 이완하면서 눈을 감고 배에서 호흡의 움직임을 알아차린다.

·2~3분간 누워 호흡하면서 전 신체감각을 느껴보고 자신과 만나는 시간을 감사해한다.

요가명상 원칙

①기본 태도

·완벽한 요가 자세보다 부드럽게 전 과정에 임한다.

·한계점에 접근하되 애쓰지 않는다. 힘든 동작은 건너뛴다.

②호흡

·초보자는 호흡을 의식하지 않고 하다가 조금씩 익숙해지면 날숨과 들숨을 구별해 행한다.

·동작이 길어지면 중간에 숨을 참지 말고 자연스럽게 호흡하다가 끝에 가서 들숨·날숨을 맞춘다.

·들숨 - 보통 시작할 때, 팔을 올릴 때, 가슴을 앞으로 확장시킬 때, 등을 뒤로 젖힐 때, 앞으로 숙였다가 제자리로 돌아올 때, 드러누워 다리를 위로 뻗을 때, 몸을 비틀 때 등.

·날숨 - 보통 제 위치로 돌아올 때, 팔을 내릴 때, 등을 앞으로 숙일 때, 드러누워 몸을 오그릴 때, 들숨의 반대 동작 등등.

③속도

·천천히 한다.

·MBSR의 경우 한 동작에 2~3분씩 약 45분 정도 걸리나, 보통 한 동작을 1분으로 생각해 20분 정도에 마칠 수 있다.

④ 동작할 때

·신체 각 부위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주의력을 집중하고, 호흡을 한다. 주의력이 이탈되면 알아차리고 주의를 집중하는 훈련을 반복한다.

⑤ 동작 바꿀 때

·이완감을 느끼고 두세 차례 심호흡을 하면서 쉰다.

실습 과제

향후 2주 동안 다음의 과제를 행한다.

① 정좌명상

매일 정좌명상(15분 이상)을 최소 1회 이상 행한다.

② 보디스캔과 요가명상

서로 번갈아 매일 1회 규칙적으로 행한다.

③ 불쾌한 일 기록

매일 그날 일어난 일 중 불쾌한 일을 떠올리고 간략히 기록한다.

·경험한 일은?

·그때 몸의 감각(구체적 신체부위와 느낌)은?

·정서적 느낌(감정)은?

·머릿속 생각은?

함영준 조선뉴스프레스 상임고문·우울증 치유기 ‘나 요즘 마음이 힘들어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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