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점점 불행해지나

출구 없는 사회

다니엘 코엔. 글항아리. 1만5000원

예전에는 ‘성장’은 희망적인 단어였다. 비록 지금은 부족하더라도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사회 기저에 깔려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워진 사회에서 우리는 늘 불안감에 시달리며 산다. 행복의 기준이 계속 높아져 아무리 풍요해지더라도 끝까지 만족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이스털린의 역설’이란 이런 욕망을 개념화한 것이다. 행복을 향한 지칠 줄 모르는, 그러나 헛된 추구를 일컫는 말이다. 왜 우리는 좀처럼 만족하지 못하나.

마치 더 자유롭고 개방된 사회처럼 보이지만 실상 우리는 자유를 구속당하며 산다. 채찍질이 멈추지 않는 근무 시스템은 끊임없이 성과를 이뤄내는 근로자의 ‘번아웃증후군’을 이끌어낸다. 모두가 앓고 있는 우울증은 행복한 감정을 차단하면서 각종 사회문제를 일으킨다. 프랑스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저자는 욕망의 경제학에서 시작해 인종주의가 짙어지는 사회적 문제점까지 짚어낸다. 경제와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분석과 그에 대한 해결책이 프랑스뿐 아니라 한국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인간화된 신

레자 아슬란. 세종서적. 1만8000원

인간은 자신의 형상을 따라 신을 창조해냈다. 종교학자인 저자는 거의 모든 종교의 핵심이 사람의 뇌와 인간의 본성에 있다고 주장한다. 신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세계에 어떻게 영향력을 미쳤는지 모두가 읽을 만한 종교의 근본에 대한 책이다.

영화의 얼굴

양해남. 사계절출판사. 3만3000원

국내에서 독보적인 영화 자료 수집가인 저자가 한국 영화 포스터를 모아 책으로 발간했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포스터를 한 점씩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는데 일일이 해설을 붙여놓아 더욱 깊이 있다. 근현대 문화사를 읽는 듯한 책이다.

모든 것에 반대한다

마크 그리프. 은행나무출판사. 1만7000원

‘힙스터’ 전문가 마크 그리프가 사회 전반에 대한 비평서를 내놓았다. 잘 짜인 유기농 식단과 비타민 목록, 최고의 스타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 십대 백인이 따라 부르는 힙합 등 주제가 광범위하다. 사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

자기만의 침묵

엘링 카게. 민음사. 1만3000원

끊임없이 발생하는 소음의 시대에 침묵은 산업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탐험가이자 작가인 저자는 남극 탐험 과정에서 경험한 침묵을 바탕으로 역사 속 인물들이 어떻게 침묵을 만들어냈는지를 탐구하며 침묵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곧 죽어도 등교

송헌 외. 황금가지. 1만3800원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에서 선정된 여덟 편의 단편소설이 묶여 책으로 발간됐다. 왕따와 괴담, 다문화가정과 운동부 폭력까지 학교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가 실렸다. 미스터리부터 공포물까지 여러 장르의 글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종전의 설계자들

하세가와 쓰요시. 메디치미디어. 3만3000원

일본계 미국인 역사학자가 미국과 소련, 일본의 방대한 문서저장고에서 캐낸 자료를 바탕으로 태평양전쟁의 종결 과정에 대해 쓴 책이다. 무엇이 일본을 항복하게 한 결정적 요소였는지, 전쟁의 종결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되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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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단신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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