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커버스토리인 거꾸로캠퍼스 기사를 읽다가 4년 전 딸 아이를 대학에 보낼 때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재수생 딸을 더 이상 실패 없이 대학에 보내기 위해 암호와도 같은 대학별 전형을 공부했고, 대학입시 전문가라는 사람도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대학입시와 교육제도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그때의 분노는 딸이 대학에 합격한 순간 잦아들었던 것 같습니다. 커버스토리를 쓴 박란희씨의 지적 그대로입니다. 한 전문가에게 ‘왜 교육 현장이 잘 바뀌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자기 자식이 대학 가기 전에는 모두가 교육 ‘박사’요 ‘혁명가’이지만, 대학 가고 나면 까맣게 잊어버리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는군요.

커버스토리에 담긴 거꾸로캠퍼스의 교육 실험이 앞으로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실험이 시작됐다는 것이고, 이 실험에 1만7000명이나 되는 교사들이 열의를 갖고 참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비록 고등학교 과정의 대안학교지만 거꾸로캠퍼스의 문제의식과 지향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의 교육으로는 변화하는 세상을 아이들이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이겠죠. 교육이 뭔가 달라져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공감대를 확장하기 위해서라도 거꾸로캠퍼스 1년의 성과를 지면에 담아 봤습니다.

이번 호는 주간조선 지령 2500호입니다. 반세기를 숨가쁘게 달려온 주간조선이 무엇을 이뤘고 앞으로 어떤 과제를 앞두고 있는지를 원로 언론학자 정진석 교수님이 꼼꼼하게 짚어주셨습니다. 관심을 갖고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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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열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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