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은 500년 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남긴 그림 속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합니다. 오늘날 낙하산과 흡사한 설계여서 이를 최초로 확인한 과학자들은 꽤 놀랐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전에도 우산처럼 생긴 무언가를 들고 낙하하는 실험을 한 이들은 수없이 많았을 것입니다. 대부분은 성공하지 못했을 테지만요. 하늘을 나는 게 꿈이던 시절 고공에서 안전하게 착지(着地)하는 수단만 알아도 대단한 능력자로 인정받았을 것입니다.

정권이 교체되고 나면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질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지 1년이 지난 요즘 전문성이 결여된 인사들이 공공기관 간부로 임명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정권 창출에 일조한 이들을 공공기관 계약직 임원으로 보내는 것인데, 이 구조는 앞으로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정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낙하산 세계에서는 실세 정치인과 가까운 경우 보다 안정적인 보수와 대우를 받는 공공기관에 안착하게 마련입니다. 경남 진주시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 주택관리공단 등 12개 공공기관이 있습니다. 최근 이들 기관의 감사와 비상임이사에 경남 지역 친여(親與) 성향 인사들이 속속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정권 실세인 김경수 전 의원이 버티고 있어서인지 이 지역 공공기관에 타 지역 인사들의 낙하산 사례는 좀처럼 눈에 띄질 않습니다.

지난 5월 17일 정부는 강원도 원주 소재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안영배 전 국정홍보처 차장을 임명했습니다. 해당 지역에 힘 센 여당 정치인이 없어서일까요. 타 지역 출신 인사들이 강원도 소재 공공기관으로 속속 낙하하고 있습니다.

김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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