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실에 여당 의원들의 빈자리가 보이고 있다. 이날 국방위 야당 의원들은 청와대 행정관의 인사기밀문서 분실 진상규명을 위한 상임위를 열었다. photo 뉴시스
사례 1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 3월, 서울대 교수 출신인 류우익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 충남 계룡대에 있는 육·해·공군 참모총장들을 주말 오후에 한 시간 간격으로 서울로 불렀다. 당시 국방장관은 합동참모의장 출신인 이상희 예비역 육군대장. 육·해·공군 총장들은 군령권(작전지휘권)을 지닌 국방장관에게 청와대 비서실장이 자신들을 불렀다는 사실을 당초 보고하지 않았지만 임충빈 육참총장이 계룡대에서 서울로 올라가면서 뒤늦게 국방장관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이상희 국방장관은 이 사실을 보고받고 크게 화를 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제외한 전 군의 대장들은 근무지를 벗어나려면 국방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상희 전 장관은 지난 1월 8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지휘권은 지휘관에게만 있는 것이다. 상급 부대의 참모라 해도 하급 부대를 지휘할 수 없다”며 “참모는 참모계통이지 지휘계통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참모계통에 속하기 때문에 군 참모총장들을 직접 지휘할 수 없다는 의미다.
   
   당시 이 전 장관은 대통령비서실장이 군 총장들을 부른 사실을 전해듣고 바로 류우익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이어 대통령비서실에 정식으로 공식 항의 서신을 써서 보내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은 “(이 사건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서신을 통해 엄중히 항의했다”며 “그 후로는 류 실장이 조심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고 말했다.
   
   사례 2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10월, 군 장성 인사를 앞둔 시기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강호식 행정관이 윤광웅 국방부 장관을 찾아왔다. 그는 “육군이 올린 장군 진급 대상자의 3분의 1 이상이 부적격자이니 진급 심사를 다시 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지시”라고 말했다. 전해철 당시 민정비서관도 윤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와 “육군 장군 진급자의 영호남 비율을 비슷하게 맞춰야 한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은 곧바로 차관과 차관보를 통해 이런 내용을 남재준 당시 육군 참모총장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남 총장은 “군 인사법상 재심은 곤란하다”며 청와대의 인사개입에 맞섰다. 그는 “진급 명단을 바꾸려면 나부터 바꿔라” “청와대가 미는 인사를 승진시키되 그 명단을 군 내부 인트라넷에 공개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육군본부의 심상찮은 분위기를 접한 청와대 국정상황실(당시 박남춘 실장)은 민정수석실이 장군 진급에 사실상 압력을 행사한 사실을 파악하고 경악했다. 민정수석실은 검증 기능만 있지 장군 진급 심사를 좌우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국정상황실은 곧바로 김우식 대통령비서실장과 윤 국방장관의 전화통화를 주선했다. 이 통화에서 김 비서실장이 국방장관에게 직접 “대통령은 그런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고 확인해주면서 파문은 가라앉았다.
   
▲ 지난해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군사법원과 감사원 업무보고에 송영무 당시 국방장관(왼쪽)과 김용우 육참총장이 참석하고 있다. photo 성형주 조선일보 기자

   청와대 과도한 사전개입이 문제
   
   2017년 9월 토요일 오전 한 카페에서 청와대 인사수석실 소속 정모 행정관이 김용우 육군 참모총장을 만난 사실이 군 안팎에서 계속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군 장교들 중 상당수는 현역, 예비역 불문하고 “군의 위상 추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논란이 확산되면서 역대 정권에서 청와대가 군을 대했던 ‘자세’가 새삼 조명받고 있다. 군부의 쿠데타로 인한 군사독재 시절을 경험한 한국 입장에서 정권이 군을 경계하고 통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권이 2성 이하 장성급 인사 등 군 내부 현안에 지나치게 개입하면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나아가 강한 군대를 육성하는 데 실패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군에 대한 이른바 문민통제의 원칙, 군과 정권의 바람직한 관계가 무엇이냐는 근본적인 질문도 나오고 있다.
   
   이번 논란을 바라보는 각군 예비역 장성들과 군사전문가는 “청와대가 군 인사에 사전부터 개입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장성급 진급 심사의 통상적인 과정에 비춰볼 때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통상 장성급 진급 심사는 각 군 참모총장을 중심으로 꾸려지는 장군 인사 추천위원회가 진급심사대상자를 추천하고, 국방장관을 중심으로 한 위원회가 이를 제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최종결정권자인 대통령이 장성급 인사의 지역별 안배, 개인별 성향 등 여러 정치적 요건을 고려해 인사를 최종 결정한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WMD대응센터 센터장은 전화통화에서 “민주주의를 택한 어떤 나라든 군을 통제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무력을 쥐고 있는 고위급 장성 진급에는 정치권이 개입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성급 인사에 대한 결정권과 임명권을 지닌 대통령이 추천위원회의 추천 전부터 개입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종결정권자인 대통령이 장성 진급 심사에 사전에 개입하게 되면 청와대 참모들이 개입하는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이상희 전 장관은 전화통화에서 “총장이 추천하기도 전에 승인권자가 사전작업을 하는 건 문제”라며 “추천권은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아야 하는 고유의 권한인데 승인권자가 검증이 아니라 사전작업하듯이 미리 인사에 개입하면 추천위원회는 유명무실해진다”고 말했다. 통수권자가 최종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 심사’를 하게 되면 군에 대해 잘 모르는 대통령을 대신해 청와대 실무자가 개입하는 범위가 넓어지고, 이 과정에서 청와대 행정관의 권력이 육군 참모총장보다 강해지는 결과가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이 전 장관은 “청와대 참모들은 통수권상에 있지 않은 말 그대로 참모일 뿐”이라며 “군에 대한 지휘권과 통수권은 대통령에게만 있는 것이다. 참모가 아니라 상급지휘관이라고 해도 단계와 절차를 갖춰 지휘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군작전사령관을 지낸 이기식 제독(예비역 해군중장)도 전화통화에서 “청와대가 제도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통로가 분명히 마련돼 있는데 그것을 건너뛰고 관여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노무현·이명박 정부 때의 사례와 이번 사례에서 가장 차이가 나는 것은 사건을 대하는 청와대의 대응이다. 노무현·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는 군이 반발하자 최소한 군 반발을 무마하는 모양새는 취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와대 행정관이 육참총장을 만나는 것이 별일 아니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지침을 받아 일하는 행정관이 육참총장을 못 만날 일도 아니다”고 말해 더 큰 반발을 받았다. 청와대 행정관은 별정직 5급이고 ‘군 의전예우 지침’에 따르면 육참총장은 장관급이다. 이 제독은 이에 대해 “행정관이 육참총장을 만났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지만 더 잘못된 건 대변인이 만날 수도 있다고 해명한 것”이라며 “청와대는 군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지난 1월 9일 지상작전사령부 창설식이 열린 경기 용인시 지작사 대강당에서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했다. photo 이진한 조선일보 기자

   부적절한 만남의 이유
   
   2017년 9월의 만남이 1년여 지난 지금 논란을 일으키면서 당시 김용우 육참총장과 정모 행정관의 만남을 주선한 심모 대령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주목받고 있다. 김 총장과 정 행정관의 자리에 동석한 심 대령은 당시 청와대 안보실 이상철 1차장(육사 38기) 밑에 있었다. 이 차장은 국방부 내 대표적인 북한·협상 전문가로 특히 군비통제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심 대령은 이 차장 아래에서 근무하는 국방비서관을 보좌하는 북한 정책 담당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심 대령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파견돼 근무한 경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정상황실장은 ‘3철’의 한 명으로 불린 노 대통령의 측근 이호철 실장이었다. 한 예비역 육군 장성은 기자에게 “육군본부에 가면 참모총장에게 보고 한 번 하려고 장교 수백 명이 대기한다”며 “청와대가 거짓말로 사실을 가리면서 지금은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 대령은 2017년 12월 인사에서 임기제 준장으로 진급해 현재는 한미연합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권이 군을 대하는 원칙으로 통하는 문민통제는, 군대는 특정 집단이나 인물에 귀속돼선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대는 국민의 군대여야 하고, 국민이 원치 않는 전쟁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문민통제의 핵심 개념이다. 특정 세력의 뜻대로 군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뜻에 따라서 군대를 운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명박 정부 때 국방부 군구조개혁추진관을 지낸 신경철 전 추진관(예비역 육군준장)은 전화통화에서 “문민통제를 위해서는 민간인 출신이 국방부 장관을 한다든지, 국방부에 민간인 공무원이 많이 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한 군대는 어떤 목표를 갖고 움직이는지를 확실하게 정립해야 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지금 우리 군대는 갈피를 잃었다”고 말했다.
   
   문민통제의 큰 개념은 미국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이 1951년 펴낸 저서 ‘군인과 국가(The soldier and the states)’를 통해 정립됐다. 헌팅턴은 이 책을 통해 ‘군은 문민이 통제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군을 통제하지 못하면 쿠데타가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헌팅턴은 저서에서 문민통제를 주관적 문민통제와 객관적 문민통제로 분류했다. 주관적 문민통제는 왕이나 영주가 군대를 직접 통제하는 것으로, 제도적으로 군대를 통제하는 객관적 문민통제와는 다르다.
   
   헌팅턴은 객관적 문민통제를 위한 요건으로 두 가지를 든다. 첫째는 군은 정치적 중립을 취해야 하며, 둘째는 정치도 군에 세부적으로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큰 지침만 내리고 군의 전문성을 존중하라는 의미다. 특히 헌팅턴은 군인의 진급 등 내부 인사와 관련해서 가능한 군 내부 논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떤 장수가 적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유능한 장수인지는 군 스스로가 가장 잘 안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현 정부에서는 군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경철 전 추진관은 “청와대가 군을 바라보는 시각이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며 “국가를 위해 마지막 순간에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사람들이 군인인데 그런 군인들을 정치권이 서로의 집권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 현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예비역 육군대령)은 “육참총장이 공무사무소도 아닌 카페에서 행정관을 만난다는 것은 군인의 정치 중립의무를 차치하더라도 군의 위상을 너무나 추락시키는 행위”라며 “지금 청와대는 헌팅턴의 문민통제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고, 청와대가 관여해야 할 선이 어디까지인지를 알지도 못하며 주의를 기울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문민통제가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미국의 경우 국방장관 임명 요건이 한국보다 엄격하다. 장성급 인사의 경우 전역한 지 최소 7년이 되어야 국방장관을 맡을 수 있다. 대부분의 미 국방장관은 위관급 혹은 영관급 장교 출신이다. 애슈턴 카터 전 국방장관은 아예 미군에서 복무한 경험이 없다. 최근에 물러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경우가 예외적인 사례로, 그는 중동 내 미군을 총괄하는 중부군사령관을 지내다 2013년 전역했지만 초당적인 호평을 받으며 상원 투표를 통해 ‘규정 예외’를 인정받아 국방장관을 맡을 수 있었다.
   
   반면 한국의 경우 대부분 합참의장 등 군의 요직을 거친 인물이 국방장관을 맡는다. 주요 지휘관들을 비롯한 현역 장성들이 모두 국방장관의 후배가 되기 때문에 문민통제가 약화된다는 비판을 받는다. 공군 출신인 정경두 현 국방장관의 경우 합참의장으로 현역 복무하던 도중 송영무 국방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되면서 야권으로부터 “문민통제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때에는 김관진 국방장관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되면서 육사 후배인 한민구 국방장관을 포함한 청와대 안보실장-국방장관-합참의장-육참총장이 모두 육사 선후배 관계가 되기도 했었다.
   
   일각에서는 ‘군의 위상이 추락했고 영이 안 선다’는 이유로 정모 행정관과 만난 김용우 육참총장을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실제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 결과 현역 시절 김 총장과 함께 근무한 여러 예비역 장성들이 “김 총장과 관련된 일은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김 총장 개인에 대한 평가는 조심스러워했다. 김 총장은 합리적 성품으로 군 안팎의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방개혁 2.0 추진 과정에서 해군 출신의 송영무 전 국방장관과 여러 번 부딪쳤고, 교체설도 돌았었다. 양욱 센터장은 “2017년 9월 당시 상황을 생각해보면 청와대 모든 사람들을 다 만나야 할 만큼 육군은 절박한 입장이었다”며 “육군 최선임 장교로서 누구라도 만나야 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총장은 오는 4월 임기가 끝난다.
   
▲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군주요지휘관회의 ‘국방개혁 2.0’ 보고대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육군은 절박했다
   
   청와대 행정관이 육참총장을 만났던 사건은 크게 보면 문재인 정부의 해·공군 중용 기조와도 연결돼 있다. 그간 국방장관, 합참의장 등 한국군 주요 직위가 육군, 특히 육군사관학교 출신에 극도로 편중됐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육군·육사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해군·공군 출신, 혹은 비육사 출신을 중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정경두 현 국방장관을 비롯한 두 명의 국방장관이 모두 해·공군 출신이고, 합참의장 역시 현 박한기 의장이 육군이지만 육사 출신은 아니다. 이 때문에 육사가 주류를 차지하는 육군에서 느낀 위기감은 상당히 컸다는 것이 육군 장성들의 설명이다. 신 전 추진관은 “육군이 타 군에 비해 우수 장교 인력 면에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에 육·해·공 합동작전 경험이 압도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며 “합동성이라는 측면에서 육군에 뛰어난 인재가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여기에 장성급 숫자를 줄이는 문재인 정부의 국방 정책기조도 영향을 미쳤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국방정책인 국방개혁 2.0은 장성 수를 줄이고 병 복무기간을 줄이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지난해 7월 발표된 국방개혁 2.0 계획에 따르면 현재 436명인 장성 수는 2022년까지 360명으로 줄어드는데, 해군·공군은 64명과 59명에서 각각 5명씩 줄어들지만 육군은 313명에서 66명을 감축해 247명으로 줄어든다.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육군의 1·3군사령부가 최근 지상작전사령부로 통합됐다. 이에 대해 군은 “장기적인 병력 규모 감소에 따라 군의 과학화와 첨단화를 통한 과학군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1·3군사령부가 지상작전사령부로 통합되면서 육군은 대장 자리도 한 자리 줄고, 대장 아래 계급으로는 10~11개의 별이 줄어든다.
   
   과거 사례를 보면 장성급 인사에 청와대를 비롯한 정치권이 개입하는 것은 어느 정부에서나 있었던 일이고, 외국에서도 보편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권이 군을 통제하지 못하면 무력을 지닌 군이 언제든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신의를 뒤엎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정권이 큰 방향을 갖고 군 인사를 해나가는 것과 장군 인사 추천위원회가 추천하기도 전에 사전 개입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것이 군 안팎의 설명이다. 양욱 센터장은 “근본적으로 민·군 관계가 잘못돼 있다고 본다”며 “정권이 군을 통제하는 건 당연하지만, 별 하나 진급까지 시시콜콜 다 간섭하는 것과, 큰 원칙을 세워 이런 원칙에 안 맞으면 진급 대상에서 배제한다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사령관 등 고위 장성 진급에는 당연히 정치권이 개입할 수밖에 없지만 외부에 이름도 공개되지 않는 소장급 이하 장성급에 대한 인사 개입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물론 한국은 군사독재라는 아픈 기억이 있지만 30년 전 일이고, 그간 민주주의와 국민 경제가 성장한 만큼 이제는 좀 더 성숙한 민·군 관계 설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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