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漢)나라 허신(許愼)이 쓴 설문해자(說文解字)에 따르면 무술년의 무(戊)는 ‘육갑(六甲)과 오룡(五龍)이 서로 힘을 겨루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로 전쟁을 뜻한다. 술(戌)은 사라질 멸(滅)을 뜻하는 글자로, 양(陽)의 기운이 땅속으로 들어가는 형세를 가리킨다. 술은 또한 랑(狼)을 가리키는 글자로 늑대, 이리, 개를 지칭한다.중국의 역학자들은 그래서 무술년이 전란(戰亂)의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1949년 10월 1일 오후 3시, 기축(己丑)년 계유(癸酉)월 갑자(甲子)일 신미(辛未)시에 정부 수립을 선포한 중화인민공화
2018년 1월 한반도 남쪽에서는 2월 9일의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한 공동입장과 한반도기 사용,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의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런 광경을 전하는 중국의 국영 중앙TV는 어떤 때는 ‘조·한(朝韓)’, 어떤 때는 ‘한·조(韓朝)’라고 불러가며 서울발 상보(詳報)를 신난다는 듯 매일같이 전하고 있다. 중국 관영 미디어들은 1991년 9월 17일 제46차 유엔 총회가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유엔 가입을 만장일치로 승인한 직후부터 남북한을 각각 ‘한궈(韓國)’와 ‘차오시엔(朝鮮)’이라고 자기네
중국 대륙 전역의 중국공산당 조직에서는 요즘 시진핑(習近平)의 ‘1·5강화(一五講話)’를 학습하느라 열을 올리고 있다. 시진핑의 1·5강화란 지난 1월 5일 중국공산당 당원 재교육 기관인 중앙당교에서 시진핑 당 총서기가 한 연설을 가리킨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은 지난해 10월 제19차 당 대회에서 새로 중앙위원과 후보위원에 당선된 376명과 각 성과 행정기관의 지도간부들을 모아놓고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란 무엇인가, 19차 당대회 정신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연설을 했다. 이 자리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비롯 리
김정은의 2018년 신년사에는 ‘시위(示威)’와 ‘시호(示好)’가 동시에 나타나 있으며, 김정은이 시위와 시호를 동시에 보여준 사실을 잘 따져보면 그의 고민이 무엇인지 읽을 수 있다고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 국제문제 칼럼 ‘협객도(俠客島)’가 날카롭게 분석했다. ‘시위’란 좌전(左傳)에서부터 나오는 용어. 좌전은 2500여년 전 중국 춘추시대 말년 노(魯)나라의 좌구명(左丘明)이 쓴 편년체의 역사서다. 기원전 722년에서 기원전 468년까지의 춘추시대 역사가 상세하게 기록돼 있는 고전이다. 좌전의 ‘문공(文公) 7년’ 편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베이징 특파원이었던 티지아노 테르자니(Tiziano Terzani·1938~2004)는 1980년대 초 중국의 한 농촌을 취재하다 어느 날 밤 숙소로 들이닥친 공안원들에게 양쪽 어깨가 붙들리고 뒷덜미를 붙잡힌 채 파출소로 끌려갔다. 이유는 “왜 숫자를 묻고 다니느냐”는 것이었다. 사회주의 중국에서는 곡물 생산량 등 숫자는 당 간부나 고위 관리가 알고 있어야 할 사안이지 외국 기자가 묻고 다녀야 할 대상은 아니었다.테르자니는 1984년 공안국에 연행되어 골동품 밀반출 혐의를 ‘시인’한 뒤, 조사 결과 ‘반(反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ce·THAAD)라는 새로운 미사일 방어체계가 일본과 한국에 배치되면서 중국 가까이로 다가오자 중국인민해방군의 선전 선동 전문가들은 ‘사드’의 중국어 음역으로 ‘사더(薩德)’를 선택했다.‘사더(薩德)’라는 단어는 원래 중국인에게 200년 전 활동했던 프랑스의 음란작가 ‘사드(de Sade)’의 이름으로 인식돼 있었다. 1740년 6월 2일 파리에서 출생해 1814년 12월 2일 파리 근교에서 세상을 떠난 사드는 지금까지 인류가 생각해낼 수 있는 모
1949년 10월 1일 오후 마오쩌둥(毛澤東)이 중화인민공화국 정부 수립을 선포한 천안문 누각에는 꼭 있어야 하는데 보이지 않는 두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마오의 동지들이 미리 모스크바 병원으로 보내놓은 ‘내연의 처’ 장칭(江靑)이었다. 또 다른 인물은 베이징(北京) 주재 소련대사 로시친(N.V. Roshchin) 중장이었다.로시친은 이날도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에서 스탈린이 국민당에 보내는 지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로시친 대사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 수립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당연히 스탈린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스
중국공산당이 10월 18~24일의 제19차 전당대회와 10월 25일의 제1기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중전회)를 개최하면서 남긴 가장 큰 변화는 최고지도자 선출 방식을 바꾼 것이다. 지금까지는 퇴임하는 당 총서기가 권력을 넘겨주는 당 총서기의 다음 후계자를 미리 지명하는 ‘격대지정(隔代指定)’ 또는 ‘격세간택(隔世揀擇)’의 방식이었다. 하지만 중국공산당은 이제 더 이상 그런 최고지도자 내정 방식을 채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부터는 최고지도자 후보들이 앞날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다른 후보들과의 경쟁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한
1988년 10월 하순 조선일보 홍콩특파원으로 일하던 필자는 옌볜대학 초청으로 처음으로 중국 여행에 나섰다. 당시 홍콩에서 옌지(延吉)로 가려면 홍콩→베이징(北京)→창춘(長春)→옌지를 통과해야 했다. 홍콩에서 베이징까지는 비행기편으로 갔고, 나머지는 열차를 갈아타야 하는 여정이었다. 베이징을 출발한 열차가 창춘에 도착한 것이 새벽 3시. 오후 5시까지 숙소에서 쉬고 다시 창춘→옌지행 열차를 타야 했다.그때 처음 본 것이 창춘역 앞의 공중화장실이었다. 처음 본 중국 지방도시의 역 앞 공중화장실 안은 한마디로 가관이었다. 안으로 들어서
“당신은 중·한 관계가 철저하게 개선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11월 22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 조어대국빈관에서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만난 뒤 문재인 대통령의 12월 국빈방문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방중하면 취임 후 첫 방문이 된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국제문제전문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를 계기로 앞으로 한·중 관계가 과연 강경화 장관이 말하는 것처럼 전방위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인지 즉석 온라인 여론조사를 실시 중이다.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China Won.’ 11월 13일 발매되기 시작한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표지를 ‘중국이 이겼다’는 뜻의 영어와 중국어 ‘中國赢了’로 달았다. 미국인들의 심사를 생각해서 미 국내판은 제외하고 국제판의 커버 앞뒷면에 걸쳐 ‘China Won’이라고 달았다. 이 커버스토리는 ‘리스크 컨설턴트 유라시아 그룹’ 이안 브레머(Ian Bremmer) 회장이 썼다.브레머는 ‘중국 경제는 어떻게 미래에 승리를 거둘 자세를 취하고 있나’ 라는 제목의 커버스토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의 일본,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불안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월 18일 중국공산당 제19차 당대회 개막날 당 총서기로서 업무보고를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5년간 중국 외교는 인류 운명 공동체의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내년 3월 임기 5년의 국가주석으로 재선출될 예정인 그는 앞으로 5년간 자신이 끌고 갈 중국 외교의 기조에 대해 “세계 문명의 다양성을 존중, 문명 간의 교류가 문명 간의 차이를 넘어서게 할 것이며, 문명 간의 충돌이 아닌 문명 간의 상호 존중과 공존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인류 운명 공동체의 건설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全大·전당대회)는 당 각 부문 책임자들의 생각과 업무진행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대회 기간 이들 책임자들이 내외신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자신들이 관장하는 업무에 대해 브리핑을 하기 때문이다. 중국 국내외 미디어들이 좀처럼 평소에 접근할 수 없는 당 대외연락부 궈예저우(郭業洲) 부부장은 지난 10월 21일 당 대회장 미디어센터에 나와 기자회견을 했다. 현재 중국과 북한 사이에는 중국공산당과 조선노동당 사이의 당대당 관계만 살아있는 상황이어서 이날 대외관계를 담당하는 궈예저우 부부장의 기자회견
‘디리(砥砺)’. “숫돌에 칼을 갈듯 연마하다”라는 뜻을 가진 어려운 말이다. ‘디리펀진(奮進)의 5년’이라면 “숫돌에 칼을 갈듯 단련하며 달려온 지난 5년”이라는 뜻이 된다. 지난 9월 20일 베이징(北京) 시각으로 저녁 7시(한국시각 저녁 8시) 매일 한 차례씩 전 중국 대륙을 연결하는 중국 관영 중앙TV의 네트워크 뉴스 ‘신원롄보(新聞聯播)’는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촉구로 디리펀진하며 달려온 지난 5년’이라는 제목으로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의 첫 번째 경제특구 선전(深圳)의 발전상을 소개했다.공교롭게도 이날의 신원롄보는
지난 9월 23일 오후 5시30분쯤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폭발 실험장 부근 지하에서 발생한 진도 3.5 정도의 지진은 어쩌면 북한 핵문제의 귀결을 김정은이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끌고 갈 수도 있는 희망의 뉴스가 될지도 모른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지난 9월 25일 인터뷰한 미 컬럼비아대 라몬트-도허티 지구관측소 김원영 박사에 따르면, 9월 23일의 지진은 지진파형 분석 결과 자연지진일 가능성이 크며, 풍계리 지하 핵실험장 갱도 부근의 암반이 깨지면서 발생한 지진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김원영 박사에 따르면,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학원(대학원) 자칭궈(賈慶國·61) 원장은 중국의 대표적 국제정치학자다. 자칭궈 원장은 중국공산당이 비(非)공산당 계열의 정치집단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통일전선 조직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으로 비공산당 계열의 중국민주동맹의 중앙상무위원이기도 하다. 주로 중·미 관계와 대만 문제, 주변국 관계 등 중국의 대외정책에 관해 많은 글과 저서를 낸 학자이자 중국에서 몇 안 되는 양심적 지식인이기도 하다. 바이두(百度)와 신랑(新浪) 등 중국의 대표 검색엔진들도 그의 말을 퍼나르기 시작해 중국 내에서 북한
중국 최대 검색 엔진 바이두(百度)는 지난 9월 10일 조선중앙TV를 인용해 북한이 평양 인민극장에서 제6차 핵실험 축하공연을 한 사실을 오후 5시쯤부터 사진을 곁들여서 보도했다. 김정은과 부인 이설주가 이 공연을 참관했으며, 공연장의 무대 한가운데 설치된 스크린에서는 지난 9월 3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실시된 제6차 핵실험이자 수소폭탄 폭발실험으로 주위의 산림이 진동하는 모습이 방영됐다고 전했다. 바이두는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다”면서도 해당 화면이 수폭 실험으로 인한 산의 떨림을 보여주었다는 한국국방안보포럼 고위 분석가의
9월 3일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은 북한과 가까운 지린(吉林)·랴오닝(遼寧)·헤이룽장(黑龍江) 동북 3성 주민들의 신변에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환경 안전에도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북한이 5차례에 걸친 핵실험을 하는 동안 한 번도 그런 불안감에 대해 언급을 않던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번 6차 핵실험 직후에는 공개적으로 걱정스럽다는 말을 했다. 겅솽(耿爽) 대변인은 핵실험 다음 날인 9월 4일 브리핑에 나와 처음으로 상세하게 불안감을 설명했다.“중국 정부는 중국 공민들의 인신 안전과 환경 안전을 보호하는 데 고도의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
중국공산당의 권력구조는 피라미드식으로 되어 있다. 14억 인민들 가운데 8600만명이 당원이다. 이들 당원들 가운데 전국에서 3000명 정도가 5년마다 한 번씩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모여 당대회를 개최한다. 3000명의 대표들은 당대회에서 앞으로 5년간 중국공산당을 이끌고 갈 300명 정도의 중앙위원을 선출한다. 이들 중앙위원들 가운데 10분의 1 선인 30명 정도가 정치국원으로 선출된다. 정치국원들 가운데 5~7명 정도가 정치국 상무위원이 되어 상근직으로 당과 국가를 관리한다. 중국공산당의 최고지도자인 당 총서기는 정치국 상무위원
중화인민공화국은 1949년에 수립됐고, 헌법은 5년 후인 1954년에 제정됐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을 시작했고, 1983년에 헌법 개정이 이뤄졌다. 그 헌법 전문(前文)은 다음과 같이 흘러간다.“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오랜 국가 중의 하나다.… 1911년 쑨중산(孫中山) 선생이 이끄는 신해혁명이 봉건제를 폐지하고 중화민국을 창립했다.… 1949년 마오쩌둥(毛澤東)을 영수(領袖)로 하는 중국공산당이… 중화인민공화국을 건립했다.… 중국의 각족 인민들은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鄧小平) 이론과 ‘3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