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동물판 n번방’ 사건이라 불리며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던 ‘고어전문방’ 동물학대 사건 1심 판결 내용을 두고 사법기관의 동물보호 의식 수준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어전문방’은 동물학대를 모의하며 관련 사진과 영상을 공유해온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다. 이곳 채팅방 참여자들은 실제 각종 도구를 이용해 동물을 난도질한 후 유혈이 낭자한 사진, 토막 난 동물 사진 등을 다수 주고받았다. 사람 신체 자해 모습이나 사탄 숭배 사진 등도 공유됐다. 수위는 날을 거듭할수록 높아졌고 청와대 국민청원에선 처벌 요구가 빗
코로나19에 확진돼 사망한 10세 미만 환자가 발생했다. 12월 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사망자에 0~9세 1명이 추가됐다. 3세 미만 영아다. 지난 11월 30일 처음으로 10세 미만 사망자가 발생한 뒤 이번이 세 번째다.방대본은 "이번 사례는 3세 미만의 영아로 평소 의심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며 "전날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119로 응급실 이송 후 응급실에서 사망한 이후 확진됐다"고 밝혔다. 방대본은 또 "부모 중에 코로나19 확진 이력은 없어 현재 감염 경로는 조사 중
제주항공의 모회사인 애경그룹은 지난해 12월 18일 매각대금 약 695억원에 이스타항공과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중고차를 살 때도 차의 사고 이력부터 살펴보고 가격을 정하는데, 이 계약은 가격부터 정해지고 시작해 다들 의아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런 항공업계의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인수가격을 정하고 실사를 시작하다 예상치 못한 변수와 마주했기 때문이다. 실사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의 열악한 재무구조가 여실히 드러났고 이 때문에 애초 계획보다 인수합병이 두 달 가까이 길어지고 있는
군(軍)이 해안 감시카메라에 들어가는 고가의 부품을 도난당하고,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엉뚱한 20대 초반 민간인 3명을 용의자로 지목해 체포까지 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들은 최근 검찰로부터 무혐의 통보를 받았지만 과잉수사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소환통보도 하지 않은 채 가족과 직장동료 앞에서 긴급체포했다. 군은 아직까지 범인을 찾지 못한 것은 물론 감시 장비 도난과 관련한 관련자들의 책임조차 묻지 않고 있다. 사건의 전말을 들은 법조계 인사들은 군 관계자들이 도난 사건의 책임을 떠
# ‘요즘 젊은이들은 자기 권리만 주장한다’가 86.9%, ‘이기적이다’가 86.6%, ‘예의를 모른다’가 79.9%, ‘감각적으로 사물을 판단한다’가 71%, ‘일에 대해 무책임하다’가 54.4%다. 한마디로 기성세대는 요즘 젊은이들이 못 미더울 뿐 아니라 못마땅하고 걱정스럽다. 대체적으로 약삭빠르고 영악하긴 한데 자기만 알고 남을 이해할 줄 모른다는 얘기다. 젊은이들에 대해 이질감을 느끼는 사람이 85.7%나 된다. 이 결과 기성세대는 요즘 젊은이들이 바람직해지지 않고 있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한다.언제나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를
비정부기구(NGO)에서 일하는 35살 김보람씨는 새해 1월 1일 아침이면 할머니와 가족, 친지와 둘러앉아 식사를 함께한다. 연례행사로 그때마다 의례처럼 하는 일이 있다. 할머니가 수십 년 전부터 찾던 무속인에게서 한 해의 운세를 점쳐 오면 가족들 모두가 그에 맞는 부적을 나눠 가지는 것이다. 사실 이 장면은 김씨네 가족의 종교에 비춰보면 묘한 일이다. 김씨는 교회 장로와 권사의 맏딸로 태어나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거의 매주 예배에 참석했던 독실한 개신교 신자이기 때문이다.“제가 태어나기 전에는 이 문제로 가족들끼리 싸우기도 했다고
업계에서 손꼽히는 한 국내 여행사의 마케팅 팀원들은 요즘 서로의 업무에 대한 지적을 하지 않는다. 쓸데없는 잔소리와 훈계가 줄어든 것은 좋지만 모든 사원이 이런 분위기를 기껍게 여기는 것은 아니다. 입사한 지 2~3년 되는 막내사원들이 아직도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어 고민인 고참 사원들도 있다. 2년 차 막내사원의 사수 역할을 하는 5년 차 직원 김은경(가명)씨의 말이다.“후배가 몇 번을 가르쳐줘도 실수가 잦은 편인데 지각도 자주 하는 편이라 근무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는
문제부터 풀어보자. 다음 예시들이 가정폭력에 해당할까, 해당하지 않을까?1.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게 하였다.2. 친정(본가) 식구와 연락하거나 만나지 못하게 하였다.3. 항상 어디에 있는지 꼭 알려고 들었다.4. 무시하거나 냉담하게 대했다.5. 이성과 이야기를 하면 화를 냈다.6. 바람을 피운다고 자꾸 의심하고 비난했다.7. 병원에 가야 할 때는 허락을 받도록 하였다.정답은 ‘해당한다’이다. 만일 부부 중 한 사람이 7개 항목 중에서 한 가지라도 한 적이 있다면 당신도 가정폭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행동을 한 쪽이라면 가해자일 것
“어깨 펴고! 당당하게! 웃으세요! 자신감 있게!”마이크를 잡고 호통 치는 선생님 목소리를 들으며 한 걸음 한 걸음 워킹 연습을 하는 모델 지망생들. 앞뒤, 옆 모두 거울이 둘러진 벽이나 또각또각 소리가 나는 마룻바닥만 보면 수퍼모델들이 연습하는 곳인가 하겠지만 학생들 면면이 낯설다. 교실 밖에 나가면 할아버지 할머니 소리를 들을 60~70대 노인들이 화려하게 차려입고 하이힐 소리를 내며 우아하게 자세를 잡고 있다. 서울 서초구 남부터미널 인근에 있는 시니어모델 교육기관 제이액터스에서 워킹 연습을 하고 있는 시니어모델 지망생들이다.
판도라의 상자는 금요일 밤에 열린다. 지난 6월 1일 오후 불안해하는 글이 하나둘 올라왔다. P2P(피투피) 투자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였다. P2P금융은 대출자와 투자자를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금융서비스를 뜻한다. 국내에선 ‘대부중개업’으로 분류한다. 업체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면서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한국P2P금융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말 누적대출액 기준 시장 규모가 2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날 P2P 투자자들이 불안해진 건 ‘오리펀드’라는 업체 때문이었다. ‘오늘 돈이 들어올 땐데 상환이 안 된다’ ‘갑자기 오
[image1]지난 11월 26일 모르는 번호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안녕하세요 기자님. KBS 교향악단에서 연락드렸습니다.” KBS 교향악단의 홍보팀장 김원재씨는 전화로 통성명을 한 뒤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에 따르면 KBS 교향악단 고세진(62) 신임사장은 주간조선 2381호에 실린 ‘47년 만에 찾은 조국에서 폐지 줍는 탈북 국군포로의 눈물’ 기사를 본 직후 김 팀장에게 프린트한 기사 앞면을 건네주며 이렇게 말했다.“이런 일이 있으니까 음악회를 열어 격려할 수 있도록 하자. 이분(노사홍씨)의 주소도 모르고 무엇을
전남 신안군청의 공무원 A씨는 26년째 공직생활을 하는 베테랑 공무원이다. 1989년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된 후 쭉 신안군청에서 근무해 왔다. 하지만 그는 15년째 6급에 머물러 있다. 2001년 승진한 것이 마지막이다. 20명 안팎 있는 신안군의 5급 공무원 자리 중 약 20%를 전남도청 출신 공무원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A씨처럼 진급이 가로막혀 15년 이상 6급에 머물고 있는 군청 공무원은 신안군에서만 10명이 넘는다. 공직생활을 30년 넘게 했지만 여전히 6급에 머물러 있는 공무원도 있다. A씨는 “안 그래도 기초자치단체
지난 11월 15일 오전 5시. 여대생 장모(23)씨는 서울 우면동에 있는 아파트를 나섰다. 9시10분발 일본 오사카행 비행기를 타려면 인천공항에 7시10분까지는 도착해야 한다. 어둑어둑한 새벽에 일어나 짐을 챙기느라 졸리고 힘들었지만 대한민국 여권을 들고 해외 여행을 떠나는 것은 난생처음이라 설레었다.장씨는 새터민이다.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태어나 19살이 될 때까지 북한에서 살았다. 2011년 양강도 혜산시 근처에서 압록강을 건넌 후 중국의 여러 도시를 거쳐 라오스에 있는 한국대사관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2000년 먼저 탈북한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성일중학교 앞. 1호선 제기동역에서 5분 남짓 걸어 도착한 학교 앞은 어수선했다. 지난 11월 24일 오전에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성일중학교 내 남는 공간에 ‘발달장애학생 직업능력개발센터’를 짓기 위해 공사 장비를 옮기려 하다 실패했다고 한다. 지역주민과 성일중 학부모들이 길을 가로막고 앉아 시위를 했기 때문이다. ‘발달장애학생 직업능력개발센터’는 직업교육이 필요한 발달장애인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다. 원래는 지난 9월부터 공사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거센 반발로 아직 착
어둠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할 무렵인 오전 6시30분 전남 무안읍의 한 아파트. 단구(短軀)의 노사홍(87)씨는 한 손에는 쓰레기봉투를 다른 한 손에는 긴 집게를 들고 문 밖을 나섰다. 구부정한 허리에 검버섯이 가득 핀 얼굴은 영락없는 80대 노인이었지만 눈동자는 젊은 청년처럼 맑게 빛나고 있었다. 그가 꼭두새벽부터 하는 일은 동네의 휴지를 줍는 것. 노씨는 행여 놓치는 쓰레기가 있을까봐 골목 구석구석을 뒤졌다. 하루 할당량을 채워야 덜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기력이 약해 보이는 노씨는 쉼없이 걸었다. 급하게 걸으면서 기자와 이야기
서울시 도봉구는 지난 8월 27일 초대 대법원장이자 인권변호사였던 가인 김병로(1887~1964) 선생의 옛 집터 인근에 ‘가인 김병로 길’이라는 명예도로명주소를 부여했다. ‘가인 김병로 길(Gain-KimByungro-gil)’이라는 명예도로명이 부여된 곳은 도봉로136길 1에서부터 도봉로136길 130까지의 640m 구간이다. 가인의 옛 집터 인근인 창동 북한산아이파크아파트 입구에서부터 쌍용아파트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김병로 선생의 호를 따서 이름 지어진 ‘가인초등학교’와 ‘가인지하차도’와 인접한 곳이기도 하다.김병로 선생의 옛
지난 10월 5일 저녁 7시 서울 역삼동 감람교회 지하식당. 남북한 요리를 한곳에 차려 놓고 60~70명의 사람들이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인조고기밥, 팥전, 북한식 순대 등 생소한 북한 음식을 집는 손들이 바쁘다. 고기 구경하기 힘든 북한에서 콩을 압착해 만든다는 인조고기밥이 특히 인기다. 이날 행사는 ‘아울(아름다운 울타리)’ 창립 2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다. ‘아울’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법인 ‘코칭’ 전문 코치들이 탈북자 코치들을 키우기 위해 만든 모임이다. 2년 동안 배출한 탈북자 코치는 3기까지 8명이다. 이날 준비한
YK법률사무소 유상배 변호사는 지난 5월 추행으로 입건된 회사원 김모(33)씨 사건을 맡았다. 김씨는 무거운 노트북 가방을 들고 만원 지하철에 탔다. 바로 앞에 여성이 서 있었기에 신체가 닿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 떠밀린 데다 가방 무게 때문에 의도치 않게 노트북 가방 끝부분이 여성의 다리 사이를 서너 차례 왕복했다. 여성은 김씨를 잡아 끌고 지하철에서 내렸고, 자신의 다리 사이를 촬영했다며 김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이 가방을 검사한 결과 카메라는커녕 스마트폰 촬영 사진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여성
경기도 양주시 봉양동에서 E-1(회장 구자용) 간판을 걸고 LPG가스 충전소 대리점을 12년간 운영한 어창훈(50)·어재훈(49) 형제는 파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은 2005년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990㎡(약 300평) 규모의 논밭 등 60억원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재산 중 충전소와 충전소에 딸린 상가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경매로 넘어간 상태다.어씨 형제는 현재 충전소 대리점에 가스를 공급했던 E-1 본사에 5월 중으로 21억원을 갚아야 할 처지다. 자신이 운용하던 충전소 경영권을 E-1에 21억원을 빌리는
지난 2월 28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제2롯데월드 지하 2층 주차장은 텅텅 비어 있었다. 지하 2층 주차장은 롯데마트와도 곧장 이어지는 주차장이다. 너른 주차장에는 손님들 이동편의를 위한 이동식 골프카트만 느린 속도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지하 3층 주차장은 말할 것도 없었다. 지하 4층 주차장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는 아예 ‘미정지’ 스티커를 붙여둔 채 운행했다. 5일간의 설연휴 끝에 풀린 상품권이 회수되는 첫 주말 대형 쇼핑몰 주차장 풍경으로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한산했다. 반대로 제2롯데월드와 송파대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