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서울 은평구에 자리 잡은 서울재활병원 의사와 치료사들이 한데 모여 머리를 맞댔다. ‘소아 낮병동’이라는 전에 없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다. ‘재활 낮병동’이란 재활이 필요한 장애인이 하루 종일 병원에 입원하는 대신 낮에 6시간만 병원을 찾아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특히 매일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 어린이 환자들에게 낮병동은 삶의 질을 좌우한다. 가족과 떨어져 내내 병원에 있지 않아도 되고, 학교나 유치원에 다니듯이 꾸준히 전문적인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이런 소아 낮병동이 2002년
7월 23일 오전 10시10분, 수술실 문이 열렸다. 약품과 함께 피와 살 냄새가 비릿하게 퍼졌다. 닳아버린 무릎관절을 절개하고 인공관절로 바꿔 넣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 진행 중인 수술실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라고 부르는 슬관절 치환술은 2016년 한 해에만 6만5229건이 이뤄졌다. 한국에서 가장 자주 이뤄지는 수술 중 하나로 수술 건수가 제왕절개 분만 횟수보다 많다. 2000년대 들어서 내비게이션과 로봇을 이용한 수술 방법이 개발되면서 정확도와 안전성이 높아져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술
간질이라고 불렸던 뇌전증(Epilepsy)은 뇌 신경세포에서 여러 이유로 과도한 전기 방출이 일어나 생기는 질환이다. 대개 뇌전증의 증상으로는 심한 경련과 발작 등 대발작 증상을 떠올리는데 사실 뇌전증의 증상은 다양하다. 손발이 저리거나 몇 초 동안 멍해지는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의식을 잃어버리는 것까지 사람마다 다양한 증상을 겪는다. 희귀한 질환으로 인식되는 뇌전증은 공식 집계된 환자 수만 해도 14만명이 넘는다.이은정(가명)씨는 그중 한 명이다. 3년 전에 유치원 교사가 된 이씨는 5살 때부터 뇌전증을 앓았다. 20년 넘게 뇌전증
시술 후 찾아오는 통증을 어떻게 완화시켜 줄 것인가는 의사들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양방과 한방이 통증치료로 각각 사용하는 주사와 침 요법에는 공통점이 있다. 시술 초기에는 인위적으로 조직에 손상을 주고 그것이 상처 자연 치유라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이다.최근 양방과 한방 모두에 통하는 이러한 원리에 주목한 새로운 통증치료 시술이 등장했다. ‘퓨조펑쳐(fuzopuncture)’다. 이 통증치료에는 태반 추출물로 만든 자연 성분 약물 ‘라이넥’이 사용된다. 퓨조펑쳐 시술을 고안한 사람은 삼성정형외과의원과 삼성한
최근 한국 의사들이 로봇을 이용한 새로운 수술법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화제다. 지난 6월 영국에서 개최된 제3회 복강경 직장암 수술 국제 심포지엄에는 경북대병원 대장항문외과 최규석 교수가 초청받았다. 최 교수가 로봇을 이용해 시술한 직장암 수술은 영국 공영방송 BBC에 방영되기도 했다. 한국 의사들이 로봇수술에서도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원래 뛰어난 수술 실력을 갖춘 데다가 로봇을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는 손기술 때문이다. 최 교수가 수술에 이용한 로봇은 세계적 수술로봇 제조업체인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다빈치 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