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전 세계 매출 160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70억원이 한국에서 발생하는 아동복 브랜드가 있다. 이 브랜드는 국내에 단 하나의 오프라인 매장도 갖고 있지 않다. 스페인 아동복 브랜드 TAO(The Animal Observatory)이다. 지난 7월 5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TAO코리아 본사에서 장 앤드루(47) TAO 대표를 만났다. 하루 전인 7월 4일 시장 확인차 한국을 찾은 앤드루 대표는 이번이 세 번째 한국 방문이라고 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생인 앤드루 대표는 스페인 앤지(Andge)그룹의 대표이자 그룹 오너다. 앤
‘모바일 퍼스트’ 시대, 가장 급변하고 있는 시장이 광고시장이다. 지난해 미국의 인터넷 광고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었다. 이 중 모바일 부문 광고 매출은 699억달러로 2017년보다 40% 급증했다. 인터넷 광고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TV, 신문, 라디오 등 기존 미디어 광고시장은 비상이 걸렸다. 2017년 이미 디지털 광고 매출은 TV 광고를 앞질렀다. 최근 SK텔레콤도 디지털 광고회사인 인크로스를 인수하면서 광고시장에 뛰어드는 등 시장이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다. 광고시장의 무게중심이 디지털로 이동하면서 기존
가정집에서 물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흔히 세탁기 돌릴 때나 샤워할 때라고 생각하기 쉽다. 정답은 변기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4인 가족이 화장실 양변기에서 사용하는 물의 양은 하루 평균 약 255L다. 이는 가정에서 쓰는 하루 생활용수의 약 27%에 달한다. 일반적인 변기의 경우 한 번 물을 내릴 때마다 약 10L의 물이 사용된다.‘변기에 미친 남자’로 알려진 여명테크 현돈(46) 대표 역시 변기에 얼마나 많은 물이 사용되는지 모르고 살았다고 한다. 집에서 쓰던 변기가 고장이 나면서야 호기심을 가졌다. 손수 바
‘시가총액 4조원’.‘전 세계 암호화폐 순위 17위’.블록체인 전문기업 ‘더루프’가 만든 아이콘(ICON)코인의 지난해 성적표다. 더루프 아이콘팀은 2017년 9월 스위스에서 주식시장의 IPO(기업공개)에 해당하는 가상화폐공개(ICO)를 실시하고 홍콩의 암호화폐거래소 ‘바이낸스’를 통해 코인 거래를 시작했다. 그 결과는 ‘대박’이었다. 현재 아이콘코인의 가치는 ICO 때보다 90배나 올라 시총이 무려 4조원대에 이른다. 더루프는 이를 통해 향후 기술개발 등에 사용할 약 1500억원(15만 이더리움) 규모의 자금도 확보했다. 국내 블
2000년 가을, 한양대 건축학과 92학번 동기모임 때였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무너진 건축 경기의 후유증은 모임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건축이 더 이상 평생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현실에 다들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모임의 화두는 ‘건축이 아니면 뭘 하고 살 것인가’였다.“10년 넘는 건축 프로젝트 말고 고객 반응을 바로 느낄 수 있는 일은 없을까?”“건축 인테리어는 어때?” “온라인에서 홈데코 상품을 팔아 보자!”두서없는 이야기가 오가고 헤어졌다. 그리고 몇 달 후 동기생 남자 넷에 여자 한 명이 모였다. 다섯 명 모두
15년 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다음 날, 임재연(34) 아크로밧 대표는 노점용 리어카를 끌고 거리로 나갔다. 친구들이 해방감에 들떠 있을 때 그는 노점을 시작했다.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앞이었다. 진즉부터 그가 점찍은 곳이었다. 성형외과가 몰려 있는 곳이라 젊은 여성층 유동인구가 많았다. 국제시장에서 리어카 한 가득 떼어온 빈티지 옷은 매일 완판을 기록했다.오는 9월 말 그가 디자인한 수제 신발 ‘아크로밧’이 프랑스 파리 패션위크 무대를 누빈다. 파리 패션위크는 세계 4대 패션 컬렉션으로 패션 관계자들과 전 세계 셀럽들이 참가한
기부왕.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에게 따라붙는 별명이다. 2003년 ‘을지로 최’란 이름으로 익명 기부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만 37억원가량에 달한다. 최신원 회장은 SK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SK 가문의 사실상 맏형이자, 그룹 총수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형이기도 하다. 원래 SKC 회장으로 있다가 지난해 SK네트웍스 회장으로 복귀했다. ‘따로 또 같이’란 SK그룹의 경영방침에 따라 SK네트웍스를 사실상 독자경영 중이다. 국내 굴지의 재벌그룹 오너가의 일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경기
LG그룹은 지난해 4월 국내 최대 농자재기업인 동부팜한농을 인수했다. 인수가는 4200억원. LG그룹의 동부팜한농 인수에 재계는 의아한 눈길로 바라봤다. 사양산업으로 간주돼온 1차 산업 농업에 수천억원의 베팅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회사명에서 ‘동부’를 떼어내 ‘팜한농’으로 바꾼 후 스위스계 글로벌 농업기업인 신젠타 한국법인 대표를 지낸 김용환씨를 대표로 영입했다.김용환(58) 대표는 국내 최고의 농업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서울대 농대 출신으로 신젠타코리아 대표를 거쳐 제주대 석좌교수로 있었다. 신젠타 재직 시절에는 북
“선글라스를 끼면 난 잭 니콜슨이다. 선글라스 없이는 뚱뚱한 60대 남자다.” 명배우 잭 니콜슨의 말이다. 영화배우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선글라스는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잭 니콜슨처럼 패션의 완성을 위해 혹은 자외선이나 미세먼지를 차단을 위해 선글라스를 끼는 사람들이 늘어난 탓이다.빠르게 성장 중인 선글라스시장이지만 정확한 통계는 없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선글라스시장을 4200억원에서 4700억원 규모로 추산한다. 절반 이상을 외국산 선글라스가 차지한다.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이 지난 4월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
서울 강남구 논현동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긴 마름모꼴의 알루미늄 금속재로 외관을 두른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하늘을 감싸안은 텅 빈 마당이 나타났다. 마당 아래 지하 2층으로 내려가자 중국의 설치미술가 겸 영화감독인 양푸동(楊福東)의 작품 전시회 ‘천공지색(天空之色), 신여성 2’가 열리고 있었다. 1920~1930년 ‘아시아의 파리’로 불린 상하이의 신(新)여성을 주제로 한 영상 작품이었다. 상하이모던 스타일의 복고풍 수영복을 입은 중국 여성이 목에 황금빛 뱀을 감고 있었다. 뇌쇄적이고 몽환적인 눈빛이 단번에 시선을
“여행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 일반인에게 여행은 삶에서 가끔 발생하는 특별한 경험이었죠. 그러다 보니 대면(對面) 거래가 많았어요. 티켓도 여행사에 가서 직접 받았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굳이 여행사 직원과 대면을 안 해도 되게 됐죠. 인터넷에 익숙한 세대도 점차 늘고 있고요. 합리적으로 여행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똑똑한 고객이 늘고 있습니다. 인터파크투어도 이런 고객에 맞춰 바뀌고 있어요. 이번 온라인 여행박람회도 이 추세의 연장선상에서 기획한 행사입니다.”지난 11월 9일, 서울 강남구 인터파
지난 6월 17일 기획재정부(장관 최경환)가 발표한 ‘2014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116개 공공기관 중 최고등급인 A등급을 획득했다. 2년 연속이다. 기재부는 기관별 우수사례로 JDC를 소개하기도 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상황은 이렇지 않았다. JDC는 조직운영을 위해 매년 200억~300억원을 빌리는 등 경영이 최악이었다. 차입금 누적액은 2860억원에 달했다. 하루 이자로만 9800만원이 나갔다.이랬던 JDC를 바꿔논 사람은 김한욱(67) 이사장이다. 김 이사장은 2013년 6월 취
“중국 관광객이 한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즈푸바오(支付寶·알리페이)로 물건을 구매하고, 즈푸바오로 마을버스를 타고, 서울 명동과 동대문에서 즈푸바오로 오프라인 결제를 합니다. 이때 발생하는 금융수익(수수료)은 중국 알리바바로 실시간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지난 2월 25일 만난 온라인 지급결제대행사(PG) 페이게이트의 박소영(45) 대표는 “한국에 남아야 할 금융수익이 통째로 중국으로 건너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최근 ICT, 금융, 유통업계의 화두는 단연 ‘핀테크’다. 핀테크는 ‘파이낸스(금융)’와 ‘테크놀러지(기술)’를 합친 합성
“마윈(馬雲)이 아니라고?” 지난 2월 3일 중국의 부호 연구기관인 ‘후룬(胡潤)리포트’가 내놓은 ‘2015 중국 부호 리스트’를 본 중국인들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지난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기업공개(IPO)로 일약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마윈 회장의 입지가 고작 1년여 만에 무너진 것에 놀랐다. 또 그 자리를 대신한 인물이 이름조차 생소한 리허쥔(李河君·48) 한넝(漢能)그룹 회장이라는 것에 어리둥절했다.‘신(新)에너지 대왕’으로 통하는 리 회장은 홍콩증시에 상장된 한넝그룹의 지분 800억위안(약 14조원)과
독일의 가장 남쪽, 스위스와 국경을 이루는 보덴호(Bodensee)에서 30㎞ 떨어진 작은 소도시. 인구 2만4000명의 바인가르텐(Weingarten)은 독일인에게도 낯선 도시다. 한 바퀴 걸어서도 휘휘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이다. 잘 다듬어진 잔디밭에 풍부한 녹지가 인상적이다.이 작은 도시에 20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연매출 2억유로(약 2700억원)를 올리는 기업 ‘벤타(Venta)’가 있다. 3층 높이의 건물은 전체가 유리창으로 트여 있어 안팎이 시원하게 보인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깨끗한 바인가르텐의 공기가 더욱 상쾌하게
“한국의 보이차 시장을 키우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1월 1일 중국 최대의 보이차 생산·유통업체 다이(大益·이하 ‘대익’이라고 표현)그룹의 우웬즈(吳遠之·48) 회장은 진출 3년째인 한국 시장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윈난성(雲南省) 시솽반나(西雙版納)주 멍하이(勐海)현 차창(茶廠·차공장)에서 그를 만났다. 우 회장은 한국의 소비자들이 이성적이고 미래지향적이기 때문에 젊은층에 맞는 새로운 상품과 판매 전략으로 시장을 넓힐 수 있다고 자신했다. “향후 10년 내 한국 시장을 10배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내비
삼성BP화학 이동휘(58) 사장은 지난 8월 21일 순천향대학교 국제통상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위 논문 제목은 ‘한·중·일 석유화학산업의 국가경쟁력 분석’. 그는 논문에서 우리 화학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말했다. 이 사장은 삼성물산 재무 분야에서만 30년 넘게 일한 ‘재무통’이다. 그런 그가 화학회사 CEO로 자리를 옮긴 지 3년 만에 화학 산업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은 것이다.이 사장의 박사학위 취득 이야기를 지난 8월 20일 서울시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에서 만나 들었다. 이 사장의 사무실은 삼성전자 본사 23층에
1999년 7월 미국 LA의 기자회견장. 중국에서 온 165㎝ 단신의 한 기업인이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중국 저장성 원저우(溫州)에서 온 정타이(正泰)그룹의 난춘후이(南存輝) 회장. 난 회장은 “원저우 기업의 95% 이상이 민간기업”이라며 “중국 정부가 민간기업을 억압하고 국영기업만 보호한다는 웨이징성(魏京生)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당시는 중국이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을 추진하고 있을 때로 중국의 최혜국 대우(MFN) 폐지 여부가 뜨거운 이슈였다.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만 보호하고, 외국기업과 민영
GS건설이 지난해와 올해 연달아 시장을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해는 배드(bad) 뉴스다. 약 1조원의 천문학적인 영업손실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올해는 굿(good) 뉴스다. 1분기에 25억7000만달러를 해외에서 수주해 건설업계 해외수주액 1위를 기록했다. 수주의 질도 좋다. 올해 GS건설이 따낸 해외공사의 대부분은 이익이 많이 날 것으로 관측된다. 1분기 실적이 공시되지 않았지만 적자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GS건설이 다시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있다. GS건설이 실적악화를 딛고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에게 경사가 잇따르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8년째 연임에 성공했다. 2007년 3월에는 증권업계 최연소 사장에 취임했는데 지금은 증권사 최장수 사장이 됐다. 지난 2월 26일 금융투자협회 ‘2014년 정기총회’에서는 이 협회 비상근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1월 3일에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3회 다산금융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업황이 좋다면 화제가 안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증권업계가 혹독한 불황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국계를 제외한 42개